베트남 관광업계, 불법 중국인가이드에 '발끈'…"역사도 왜곡"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베트남 관광업계에서 불법 중국인 여행가이드에 대한 반발 목소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중국인 여행가이드가 일자리를 뺏는 것은 물론 베트남을 중국의 속국으로 소개하는 등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일간 뚜오이쩨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표 관광도시 다낭의 베트남인 여행가이드들은 최근 시 당국에 불법 중국인 가이드를 단속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중국어를 구사하는 이들 베트남인 가이드는 불법 중국인 가이드가 급증하면서 자신들의 일자리 감소와 역사 왜곡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에서 외국인은 관광가이드로 활동할 수 없지만, 일부 중국계 여행사가 중국인 가이드를 불법으로 고용해 버젓이 영업하고 있다는 것이 베트남인 가이드들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인 가이드가 베트남을 여전히 중국에 의존하며 조공을 바치고 있다거나 다낭의 미케 해변이 중국 소유라고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한 베트남인 가이드는 "중국인 가이드가 자국민 관광객들에게 베트남인은 중국인을 미워하니 베트남인 가이드가 말하는 것에 귀 기울이지 말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베트남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불법 중국인 가이드 문제가 다시 표면화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관광청의 집계 결과 1∼8월 베트남 방문 중국인은 265만 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51.4% 늘어났다.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갈등 때문에 일부 중국인이 한국 대신 베트남을 여행지로 선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에서는 작년 하반기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속에 불법 중국인 가이드의 활동과 이들의 역사 왜곡, 중국인 관광객의 추태 등으로 반중 정서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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