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희진 검사장 "한인 여성검사 네트워크 만들 터"
여성검사장 1호로 한인검사협회 연례행사서 선구자상 수상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한국뿐 아니라 미국,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도 한인 여성검사들의 활약과 활발한 교류가 필요한 때입니다."
최초의 여성 검사장에 오르며 검찰 내 여성 1호 타이틀을 대부분 보유한 조희진 검사장(서울동부지검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도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인검사협회(KPA) 시상식 만찬에서 '선구자상(Pioneer Award)'을 받았다.
2013년 60여 년의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검사장에 선임된 조 검사장은 수상 인터뷰에서 "여성 검사라는 이유로 상을 받아본 것은 27년 검사 생활에서 처음이다. 내가 '퍼스트', '온리 원'이란 생각 안 하고 그저 검사 직책이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상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임용됐을 당시인 1990년엔 전국에 여성검사가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2천85명의 검사 가운데 여성이 614명이다. 29%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 검사장은 "여성 검사의 역할이 그만큼 확대되고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더 커지고 있다. 깊이를 더해간다는 점에서 책임감과 보람이 크다"면서 "여성검사들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남성 중심의 검찰이라는 선입견도 걷어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 검사장은 성폭력범죄 리더십 등을 주제로 여성검사 교류를 활발히 추진했다고 한다.
그는 "아시아 태평양 여성검사 네트워킹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미국에 와서 여기도 많은 한인 여성검사들이 활약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점차 영역을 확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 검사장은 "여기서 주 검찰청 부장검사로 있는 엘리자베스 김 검사를 만났는데, 서로 시작점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리처드 김 한인검사협회 회장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모두 검사는 남자가 하는 직업, 액션 등등 그런 쪽으로 생각됐는데 이제 미국도 여성검사가 50%를 넘었다. 한인 여성검사들이 법대생들의 롤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8개국 150여 명의 한국계 검사들이 있는 글로벌 조직인 한인검사협회는 올해 활동주제를 '여성검사들의 활약'으로 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검사협회 소속 검사와 LA카운티 검사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한인검사협회는 한국계 여성으로 처음 미국 검사장에 오른 그레이스 박 전 유니언카운티 검사장에게 올해의 검사상을 수여했다.
또 알라메다 카운티 검찰청의 낸시 오말리 검사장에게 선구자상을 시상했다.
오말리 검사장은 알라메다 카운티 검찰청 소속 글렌 김 검사가 한국 대검찰청 연구용역 집필자로 선정되자 홈페이지 보도자료로 게시하는 등 활동을 지원했다.
오말리 검사장은 "우리 검찰청 검사가 한국과 전문지식·실무경험을 공유하는 작업에 선발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인검사협회는 대검 연구용역 차원에서 디지털 증거능력에 관한 각국 형사소송 실무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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