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총장, 北리용호 면담…"정치적 해법 강조"(종합)
北통신 "리 외무상, 초강경 대응의지 다시 천명…유엔 사명 강조"
(유엔본부·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장용훈 기자 =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3일(현지시간) 오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공개 접견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마친 직후 구테흐스 총장과 약 30분간 면담했다.
구테흐스 총장으로선 유엔총회에 참석한 회원국 대표들과 의례적으로 만나는 일정이지만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북핵 사태'와 맞물려 북한 측에 한반도 긴장 완화를 거듭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핵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대화 중재에 나서겠다는 기존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측은 "구테흐스 총장이 리 외무상에게 한반도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정치적 해법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리 외무상과 구테흐스 총장의 면담 소식을 24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리 외무상은 유엔 무대에서 우리 국가와 인민을 '완전파괴'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미국 집권자의 히스테리적 망동과 관련한 공화국의 초강경 대응 의지를 다시금 천명하고 유엔이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데서 자기의 본분과 사명을 다해나갈 데 대해 강조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조선반도(한반도) 문제를 군사적으로가 아니라 정치외교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앞서 리 외무상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북핵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원색 비난을 퍼부었다.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짧은 인사만 나눴을 뿐 별도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리 외무상이 이번 방문 기간 쿠바, 벨라루스, 스웨덴 외교장관과 유엔 주재 볼리비아, 카자흐스탄, 세네갈 대표를 만났으며 미로슬라프 라이착 제72차 유엔총회 의장과 유엔개발계획(UNDP) 행정관을 면담했다고 소개했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