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극장가] ② 틈새 노린 작은 영화·애니메이션 '풍성'

입력 2017-09-24 09:00
수정 2017-09-24 12:13
[추석극장가] ② 틈새 노린 작은 영화·애니메이션 '풍성'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열흘에 달하는 올해 추석 연휴에는 대작 영화뿐 아니라 작지만 강한 영화들이 대거 간판을 내건다. 어린이와 가족 관객을 노린 애니메이션들도 잇따라 개봉해 관객몰이에 나선다.

◇ "작지만, 큰 감동"…틈새 노리는 작은 영화들

이번 연휴에는 조금 특별한 아이들의 감동적인 성장 드라마를 다룬 영화들이 눈길을 끈다.

내달 4일 개봉하는 '어메이징 메리'는 7살 수학 천재 소녀 메리의 이야기를 통해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영화다.

바닷가에서 뛰어놀기보다 어려운 수학문제 풀기를 좋아하는 메리, 촉망받는 천재 수학자였지만 불행한 죽음을 맞은 여동생과 약속한 대로 메리가 평범하게 살기 바라는 삼촌 프랭크, 메리가 세상을 바꿀 수학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메리의 할머니 에블린.

메리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으로 그려낸다. 천재 소녀 메리 역을 맡은 아역 배우 맥케나 그레이스의 사랑스러운 연기가 돋보인다.



오는 27일 나란히 개봉하는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과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실화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인도를 배경으로 한 '다시 태어나도 우리'는 전생을 기억하는 시골 소년 앙뚜와 앙뚜보다 60살 많은 노스승 우르갼이 서로 교감하며 함께 걸어온 9년간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여섯 살이 되던 해 '린포체'(전생의 업을 이어가기 위해 몸을 바꿔 다시 태어난 티베트 불가의 고승)로 인정받은 앙뚜가 스승 우르갼과 함께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어나가며 전생에 살았던 티베트 캄 사원으로 향하는 여정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눈 덮인 히말라야산맥의 압도적인 위용부터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시골 마을의 평화로운 모습에 이르기까지 광활하면서도 아름다운 인도의 풍경은 두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에 여운을 더한다.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의 주인공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해 온 자폐아 오웬이다. 3살 때 말문을 닫은 오웬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고 디즈니 캐릭터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세상을 향해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을 펼쳐낸다.

오웬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조연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만든 '길 잃은 들러리들의 땅'이라는 제목의 자전적 이야기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영화 속에 삽입된다.

모녀가 함께 극장을 찾는다면 28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해피 버스데이'가 제격이다. 엄마를 잃은 소녀 노리코가 매년 엄마가 보내는 생일카드와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으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27일 개봉할 '우리의 20세기'도 여성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은 55세 싱글맘 도로시아와 그녀 집에 세 들어 사는 24세 사진작가 애비, 도로시아의 아들의 단짝 친구인 17세 줄리. 1979년 미국 샌타바버라를 배경으로 20세기의 한 시절을 함께 했던 이들의 서툰 인생 이야기가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진다.

수전 손태그, M 스콧 펙, 데이비드 보위, 제이미 펑크 등 20세기를 풍미했던 책 속 구절과 뮤지션들의 음악이 그 시절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 '넛잡2' '딥' 등 애니메이션도 잇따라 개봉

해마다 추석 연휴에는 가족 관객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 쏠쏠한 흥행 실적을 올렸다. 올해도 각양각색의 애니메이션이 관객몰이에 나선다.

먼저 내달 3일 맞붙게 될 '넛잡2'와 '딥'이 눈길을 끈다.

'넛잡2'는 땅콩 가게가 폭발하면서 위기에 처한 다람쥐 설리와 동물 친구들이 리버티 공원을 지키기 위해 지상 최대의 연합작전을 펼치는 내용이다. 한국의 레드로버사가 기획과 제작 총괄을 맡은 '넛잡:땅콩 도둑들'의 속편이다. 지난 8월 북미에서 개봉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총 제작비 440억원이 투입된 이번 작품에서는 글로벌 스타 청룽(成龍)이 도시 쥐들의 리더 '미스터 펭'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전편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로 작은 체구와 귀여운 외모 속에 엄청난 힘과 쿵후 실력을 숨기고 있다.





'딥'은 뉴욕이 통째로 바다에 잠겨버린 미래를 배경으로 위험에 빠진 바다 마을을 구하기 위해 전설의 고래를 찾아 나선 문어 딥과 친구들의 모험을 그린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꼬마 문어 딥과 랜턴 피시(빛을 내뿜는 심해 물고기) 이보, 전설의 고래 알리, 대왕오징어 크라켄 등 개성 넘치는 해양 생물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표방한 만큼 재즈, 힙합, 탱고, 팝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러닝 타임 85분 내내 귀를 사로잡는다. 한국 개봉을 위해 새롭게 작사·작곡한 '디비딥송'은 인기 래퍼 데프콘이 불렀다.

TV 시리즈로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애니메이션들도 이번 연휴 극장판으로 새로 단장해 관객을 찾아간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리틀 프린세스 소피아:신비한 섬'은 디즈니주니어 채널의 대표 프로그램인 '리틀 프린세스 소피아'를 극장판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애니메이션. 온 세상을 차가운 크리스털로 바꾸려는 나쁜 마녀를 찾아 신비한 섬으로 모험을 떠나는 소피아의 이야기를 그린다.

같은 날 개봉하는 '레고 닌자고 무비'는 악당 가마돈에 맞서 닌자고 시티를 지키려는 5명의 닌자와 그 가족의 이야기다. 2011년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최초의 레고 시리즈 '레고 닌자고'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27일에는 투니버스에서 방영 중인 일본 애니메이션 '요괴워치'의 극장판인 '극장판 요괴워치: 하늘을 나는 고래와 더블세계다냥!'이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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