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검찰총장 "대통령 재선거 늦어져도 헌법 위기 없어"

입력 2017-09-23 00:56
케냐 검찰총장 "대통령 재선거 늦어져도 헌법 위기 없어"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대통령 재선거 일자가 연기된 케냐에서 헌법질서 파괴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지만 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검찰총장의 의견이 나왔다.

기투 무이가이 케냐 검찰총장은 22일(현지시간) "재선거가 확정된 날로부터 신임 대통령이 취임하는 날까지 정부는 빈틈과 공백없이 업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앞서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내달 17일로 예정된 재선거를 준비 기간 부족을 이유로 같은 달 26일로 연기, 일각에서는 헌법이 정한 기한인 내달 31일까지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케냐 대법원은 이달 1일 지난달 8일 치른 대선 결과를 무효로 하고 헌법에 정한 대로 60일 이내에 재선거를 치르라고 판결했다.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케냐타 대통령이 공무원 임명이나 해임을 제외한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재선거를 60일 이내에 치르지 않아도 헌법질서는 유지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총장은 그러면서 대법원과 협의하면 헌법에 정한 기한은 다양한 방법으로 연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법원으로부터 지난번 대선을 그르쳤다는 비난을 받는 선관위는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에 새로운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았다.

설상가상으로, 야권연합의 라일라 오딩가 후보는 선관위가 케냐타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며 선관위 핵심 간부들을 경질하고 투표용품과 선거관리시스템 공급 업자의 교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대법원도 선관위가 양 후보의 최종 득표수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케냐타의 승리를 발표하는 등 집계 과정에서 명백한 오류를 저질렀다고 판결했다.

케냐타는 그러나 대법원이 자신이 얻은 득표수에는 관심이 없고 선거 과정만 중요시해 판결을 내리는 사법적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맞받았다.

케냐는 이번 대선 무효 판결로 개표부정 시비로 1천 100명이 숨진 지난 2007년 대선 이래 가장 힘든 정치적 고비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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