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도심에서 누리는 자연'…군포 초막골생태공원

입력 2017-09-23 07:00
수정 2017-09-23 07:27
[길따라 멋따라] '도심에서 누리는 자연'…군포 초막골생태공원

56만㎡ 부지에 맹꽁이습지원·물새연못·야영장 등 조성

편리한 접근성·여유로운 힐링 공간으로 제격

(군포=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도시화에 수반되는 환경파괴 여파로 어릴 적 쉽게 볼 수 있었던 동·식물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삭막한 도시의 삶에서 지친 심신을 자연의 품에서 달래려면 몇 시간씩 차를 타고 시골이나 산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도시 주변에서도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시민들에게 여가를 즐길 공간을 제공하고 자연 생태계를 보호·유지할 목적으로 생태공원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공원은 1952년 네덜란드에서 학습·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조성한 것을 시초로 1980년대 이후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전 세계로 확산했다.

동·식물의 생존 공간일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휴식을 주고 생태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는 곳이다.



지난해 7월 1일 경기 군포시 산본동 915번지 일대에 들어선 '초막골 생태공원'이 대표적이다.

'초막(草幕)'은 말 그대로 풀이나 짚으로 지붕을 이은 집을 뜻한다.

생태공원이 들어선 곳은 원래 마을이 있었다. 조선총독부 간행 자료에는 '초막동'으로 나오고, 한글학회 발간자료에는 '담배촌'이라고 해서 담배농사를 많이 지었다고 기록돼 있다.

초막골생태공원은 급격한 도시화로 자연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됐다.

군포시가 시비 558억원과 국·도비 지원금 등 총 610억원을 들여 수리산도립공원 자락에 56만1천500㎡ 규모로 만들었다.

이곳에는 맹꽁이가 서식하는 맹꽁이습지원, 다랑논, 하천생태원, 물새연못, 야양장, 어린이교통체험장 등이 있다.

자연을 그대로 활용해 조성했기 때문에 소나무와 전나무, 꽃사과, 계수나무 등 10만여 그루의 나무와 100여종의 꽃과 풀을 볼 수 있다.

초막골생태공원을 찾아가면 일단 도심에서 무척 가깝다는 사실에 놀란다.

군포시청에서 직선거리로 1.7㎞에 불과하다, 자전거로 7분 거리다.

초막골생태공원은 '피겨여왕' 김연아의 모교로 널리 알려진 수리고등학교와 인접해 있다.

생태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시원하게 넓게 펼쳐진 공원면적이 주는 여유로움에 탄성이 나온다.

반원형의 부드러운 곡선 모양의 비지터센터에서 안내 팸플릿을 받으면 생태공원을 즐길 준비가 끝난다.

비지터센터 옆에는 아이들이 에너지 생성 원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자가발전놀이시설이 방문객을 맞는다.

모노레일에 매달린 자전거 안장 같은 기구에 앉아 다리로 페달을 돌리면 전기가 만들어지고, 그 전기의 힘으로 놀이기구가 움직이는 원리다. 공원 관리원은 70m 길이의 모노레일을 한 바퀴 다 돌려면 어른도 힘을 좀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가발전놀이시설을 지나면 가로 70m, 높이 24m의 멋진 인공폭포 '초막동천'이 눈을 사로잡는다.

초막동천은 자연석으로 만든 국내 폭포 중 제일 크다. 폭포 꼭대기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폭포 상부에는 수리산의 '칼바위'와 '병풍바위'를 그대로 재현해 놓아 아름다움을 더한다. 실제 수리산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다.

초막동천에서 캠핑장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실제 횡단보도와 도로를 만들어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을 할 수 있는 어린이교통체험장을 만난다.

초막골생태공원 전체 부지 한가운데에는 수심 1.7m에 5천㎡ 면적의 물새연못이 조성돼 있다.

연못 주변에 분수대가 설치돼 있고, 연못 안에 새가 날아와 쉴 수 있는 조도(鳥島)와 나무횃대를 설치했다.

올 1월 겨울 이곳에 청둥오리 한 쌍이 찾아와 새끼까지 낳아 키웠을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생태연못 북쪽 위로는 책의정원과 연꽃원이 있다.

책의정원에 조성된 넓은 광장은 돗자리를 깔고 누워 책을 보거나 멋진 하늘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책의정원에서 좀 더 수리산 쪽으로 올라가면 초막골생태공원의 자랑인 '맹꽁이습지원'을 만난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가 좋아하는 연못과 습지를 계단식으로 만들었다. 습지 안에는 맹꽁이뿐 아니라 개구리, 두꺼비, 장지뱀, 도롱뇽, 유혈목이가 서식한다.

8월 한여름 밤에는 운이 좋으면 야행성인 맹꽁이를 보거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연꽃원은 아직 연꽃 개체 수가 얼마 없어 연꽃이 빽빽하게 들어찬 연못을 기대하고 오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

생태공원의 남쪽 끝자락 부근에는 3단으로 다랑논을 만들었다.

올봄에 모내기해 심은 벼가 제법 어른 허리춤까지 자라 곧 수확을 앞두고 있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 개구리와 우렁이 등이 서식한다.

신청하면 다랑논 벼 베기도 체험할 수 있다.

다랑논 반대편 동쪽으로는 1만㎡ 규모의 느티나무야영장이 있다. 이곳에는 12단의 지형적인 높낮이를 이용해 글램핑장 17면과 일반 야영장 69면을 만들었다.

야영장 환경개선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이달 말까지 캠핑장을 이용할 수 없다. 대신 글램핑장은 정상운영된다.

다랑논과 향기숲까지 다 둘러봤다면 발길을 돌려 생태공원 입구로 돌아가면 된다.

나가기 전에 비지터센터 옆에 있는 전시관에 들어가 초막골생태공원을 소개하는 영상홍보물을 보고, 서식 동·식물의 습성을 알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또 전시관 옆에는 생태도서관과 카페가 있어 커피를 마시며 독서를 즐길 수도 있다.

초막골생태공원을 여유롭게 돌아보려면 2∼3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늘막이나 돗자리까지 가져오면 반나절동안 제대로 쉴 수 있다.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시설이나 공간이 많지 않아 선글라스와 모자, 우산 등을 가져오면 좋다.

유아부터 유치원생, 학생, 젊은 연인, 가족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대가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즐기기에 적당한 생태공원이다.

초막골생태공원을 찾아가려면 승용차 이용시 수리고 쪽이 아닌 반대편 능내터널로 진입해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하루 주차비는 성수기인 7∼8월을 제외한 기간에 차종에 따라 평일 1천∼3천500원, 주말 1천500∼5천원이다.

내비게이션에 '군포시 산본동 946'으로 설정해 오면 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일반버스 15번, 마을버스 2번과 3-1번을 타고 수리동 주민센터에서 내려 5분가량 걸어오면 된다.

지하철은 4호선 수리산역, 산본역에서 내리면 된다. 철쭉동산에서 초막골생태공원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지름길이다.

문의는 생태공원(☎031-390-4051), 캠핑장(☎031-390-7666).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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