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평균자책점 1위에도 PS서 멀어진 LG…용병타자 공백이 결정타
5위 싸움 분수령 9월 LG팀 홈런 11개…SK 로맥 1명이 친 것과 같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LG 트윈스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 막차를 탈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1일 현재 잔여 경기를 기준으로 SK가 3경기 중 1승만 거둬도 LG는 9경기에서 8승 1패 이상을 올려야 SK를 승률에서 앞선다.
팀 홈런(231개) 1위 SK가 팀 평균자책점(4.23) 선두 LG를 따돌리고 PS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그만큼 극심한 KBO리그의 '타고투저' 현상을 상징한다.
LG 내부 문제로 본다면 철벽 방패를 뒷받침하지 못한 허약한 '창'이 PS 티켓 싸움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직접 원인이다.
LG는 5위 다툼의 최대 승부처인 9월에 7승 1무 10패에 그쳐 고개를 떨어뜨렸다. 또 다른 5위 경쟁자 넥센 히어로즈도 이달에 4승 1무 11패로 고꾸라져 PS에서 멀어졌다.
이에 반해 SK는 10승 6패로 9월 월간 승률 1위를 질주하며 뒷심으로 LG와 넥센을 눌렀다.
탄탄함을 자랑하던 LG 불펜이 PS 진출에 사활이 걸린 9월에만 4패를 당한 것 역시 터지지 않는 타선과 연관 있다.
LG의 9월 경기당 득점은 올 시즌 평균(4.81점)보다도 낮은 4점에 그쳤다.
화력이 멈춘 사이 박빙에서 등판한 불펜은 상대 팀 방망이에 무너지는 악순환이 LG에 반복된 셈이다.
외국인 타자 공백이 결국 올해 농사 성패를 결정짓는 시점에서 LG의 최대 약점이 되고 말았다.
LG는 올스타 휴식기 후 왼쪽 발목 치료 중이던 3년 차 루이스 히메네스를 방출하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1년간 홈런 108개를 남긴 제임스 로니를 영입했다.
그러나 KBO리그 스타일에 고전하던 로니는 갑작스러운 2군행 지시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미국으로 야반도주했다.
이후 LG는 외국인 타자 없이 남은 경기에 임하고 있다.
세대교체로 LG의 새 얼굴이 된 타자들의 경험 부족 탓에 득점에 애로를 겪어온 터에 외국인 선수의 장타력마저 사라지자 LG의 득점력은 바닥으로 향했다.
정교함은 떨어지나 엄청난 파워를 지닌 SK의 대체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9월에만 10개 구단 타자 중 최다인 홈런 11방을 터뜨리며 팀의 PS행에 앞장선 장면은 LG가 가장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로맥이 터뜨린 홈런 11개는 LG의 9월 팀 홈런과 같다.
7월 말 대체 외국인 타자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마이클 초이스 역시 42경기에서 홈런 13방을 터뜨려 팀에 도움을 줬다.
초이스가 친 홈런은 히메네스(7개)와 로니(3개)의 홈런을 합친 것보다 많다.
LG가 스토브리그에서 장타력을 갖춘 외국인 슬러거를 꼭 영입해야 앞으로 안정적인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사실은 2017년 9월에 더욱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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