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비리 배덕광 의원 2심 첫 공판서 2천만원 수수 인정
"뇌물 아니라 정치자금"…3천만원 수수는 부인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엘시티 금품 비리 등에 연루돼 9천만원이 넘는 검은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자유한국당 배덕광(69·부산 해운대구을) 의원이 2심 첫 재판에서 일부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했다.
21일 부산고법 형사1부(김주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배 의원 항소심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1심에서 배 의원이 엘시티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인정된 5천만원 중 2천만원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2천만원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뇌물이 아니라 정치자금"이라며 "3천만원을 뇌물로 수수했다는 1심 판결은 사실오인의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1심에서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현금 5천만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변호인은 또 엘시티 이 회장으로부터 술값 50% 할인받았다고 인정한 1심 판결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며 형량도 무겁다며 항소이유를 밝혔다.
검찰 측은 1심 판결 중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사실을 오인한 것이라고 항소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변호인과 검찰 측에 모두 '석명권(釋明權)'을 행사했다.
검찰에는 "1심에서 3천만원 뇌물수수 혐의 입증자료로 내세운 배 의원과 이 회장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관련한 몇 가지 사실들을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인에게는 "피고인의 부인이 쓰는 것으로 돼 있는 휴대전화의 통화 상대들이 누구인지, 주민등록에 나와 있는 아파트에 얼마나 실제로 거주했는지 알려달라"고 주문했다.
배 의원은 "2천만원을 정치자금으로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해준다면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배 의원의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26일 오후 열린다. 엘시티 이 회장과 배 의원 가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osh998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