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뛰어넘어 세계 최고 통제국가 됐구나" 中네티즌 탄식
그나마 남은 '숨구멍' 왓츠앱 다시 차단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왓츠앱이 방금 다시 막혔다. 중국 만세! 문화대혁명 만세! 북한을 뛰어넘어 세계 제일이 됐구나! 중국인 개개인의 입을 모두 막다니, 얼마나 편리한가!"
중국의 한 네티즌이 탄식하며 올린 이 글은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에 시민들이 느끼는 좌절감을 잘 드러낸다.
21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에서 마지막 허용되던 외국 메신저인 '왓츠앱'이 19일 저녁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廣州), 선전(深천<土+川>)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로 차단됐다.
다음날 부분적으로 회복되긴 했지만, 이는 7월 17일, 지난달 18일에 이어 최근 석 달 새 세 번째로 발생한 왓츠앱 차단 사태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왓츠앱이 다시 차단됐다. 세계 종말이 온 듯하다"는 글을 올리는 등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왓츠앱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대부분의 외국 소셜미디어가 차단된 중국에서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남은 메신저이다.
더구나 왓츠앱은 암호키를 서버가 아닌 개인 단말기에만 저장해 송신자와 수신자만 메시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반면 중국 메신저인 웨이신(微信·위챗) 등은 메시지가 암호화되지 않는 데다, 사용자의 실명을 사용해야 해 당국의 상시적인 감시가 가능하다.
올해 들어 다른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의 중국 내 접속이 차단된 후 많은 중국 반체제 인사들이 왓츠앱으로 이동한 탓에, 중국 당국이 왓츠앱마저 손을 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저녁에는 베이징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해외 인터넷 우회접속 서비스인 가상사설망(VPN)마저 전면적으로 차단돼 네티즌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통제망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해외 인터넷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VPN을 이용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에 우회 접속한다.
중국 당국의 이러한 통제 강화가 모순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반 시민의 해외 인터넷 이용은 전면적으로 차단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외국 소셜미디어 등을 활용한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011년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4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인민일보 페이스북 계정의 경우 팔로워가 무려 4천만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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