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1천700만원'…만취 외국인 관광객에 술값 바가지
경찰, 이태원 주점 3곳 업주와 종업원 5명 입건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술에 취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1천만 원이 넘는 술값 바가지를 씌운 주점 업주와 종업원이 한꺼번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과다한 술값을 청구한 혐의(준사기)로 이 모(42) 씨와 엄 모(55·여) 씨 등 용산구 이태원 주점 3곳의 업주와 종업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7월 1일 새벽 자신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주점을 찾은 미국인 관광객 A 씨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자 6차례에 걸쳐 총 1천704만8천400원을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미국인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두 달 뒤 신용카드 대금 청구서를 받은 후에야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가 주점에 머문 시간은 1시간 40분에 불과했다.
다른 주점 업주인 엄 씨도 이웃 주점 업주와 짜고 올해 1월 7일 밤 이태원을 찾은 독일인 관광객이 정신을 잃자 5회에 걸쳐 모두 790만 원 상당의 술값 바가지를 씌웠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혼자 술을 마시다가 단시간에 의식을 잃었고 독일인의 모발에서 졸피뎀 등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점을 토대로 이들 주점에서 피해자들의 술에 약물을 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이들 주점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졸피뎀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같은 수법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술값 바가지를 씌우는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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