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오후 '김명수 표결'…여야 명운 건 막판 득표전
與 마지막 읍소작전…한국당 이어 바른정당도 '반대 당론'
국민의당 의총 결론 못 내려…마지막까지 '안갯속' 표심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국회 표결이 21일 오후 실시된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인준 부결과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 자진사퇴에 이어 김 후보자 인준 논란까지 숨 가쁘게 이어진 인사 정국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여야는 투표가 예정된 본회의 당일인 이날 오전까지도 표결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 채 각각 당 회의와 의원총회를 열어 표 단속과 막판 득표전에 사력을 쏟았다.
이번 표결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 주도권의 향배가 사실상 판가름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김 후보자 인준안이 무사히 국회를 통과하면 여당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사법부 공백 사태를 일단 빗겨가며 잇따른 '인사 논란'을 수습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개혁입법을 차질없이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김이수 전 후보자에 이어 김명수 후보 인준까지 무산될 경우 여소야대 지형에서 사실상 야권으로 국회 주도권이 넘어가며 여당으로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험난한 장애물에 직면하게 된다.
더욱어 여당 입장에선 현 지도부가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부결 시 야권 또한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이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 직전까지도 몸을 낮추고 야당의 지지를 호소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오늘만큼은 여야를 떠나 사법개혁을 염원하는 동지의 입장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한다"며 "오늘 표결이 여야협치의 진정한 출발점이 되도록 야당의 현명한 선택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특히 "무엇보다 협력적 동반자 관계인 국민의당에 특별한 협조를 마음 다해 요청한다"면서 "사법개혁의 역사를 다시 쓸 국민의당 40분 의원의 결단을 기대한다"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에 거듭 구애 메시지를 보냈다.
민주당은 애초 이날 오전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회동으로 국민의당을 확실히 끌어안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막판 안 대표가 일정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정국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이다.
보수야당은 모두 반대당론을 확정했다.
전날 이미 반대투표 방침을 정한 자유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반드시 부결돼야 한다"며 "사법부 수장으로서 원천적으로 부족한 분에 대해 대통령까지 나서 회유, 설득을 넘어 특정 정당을 사실상 압박하는 모습은 대단히 부적절한 정치공작적 행태"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권이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이지만, 부적격이 적격이 될 수는 없다"며 "정부·여당의 정치적 압박과 회유, 공작에 맞서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서 법치질서의 마지막 보루인 사법부마저 코드화, 이념화, 정치화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른정당 역시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투표를 당론으로 정했다.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절대 다수 의원의 의견을 모아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입장을 채택하기로 했다"며 "토론 과정에서 찬성 의견이 있었지만 당헌 당규상 재적 3분의 2 이상 동의하면 당론 채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국의 열쇠를 쥔 국민의당은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했다. 일각에선 권고적 당론 채택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추 대표와 회동을 연기하고 의총에 참석한 안 대표는 "당 의원 40명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며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인가라는 단 하나의 높은 기준을 적용해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지원, 정동영 의원 등 중진들이 나서 김 후보자 투표에 대해선 권고적 당론 채택을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를 건 것을 비롯해 여당에서 이례적으로 몸을 낮추는 모습에 일부 분위기가 누그러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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