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마리아' 푸에르토리코 상륙…섬 전체가 정전(종합)
85년만의 최강 허리케인 직접 영향권…9명 사망
도미니카공화국 북부 거쳐 주말께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허리케인 '어마'에 이어 불과 보름 만에 들이닥친 초강력 허리케인 '마리아'로 카리브해 섬나라 곳곳에서 지금까지 최소 9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와 CNN 등 미 방송에 따르면 허리케인 마리아는 이날 오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야부코아 해안에 상륙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현재 마리아는 풍속 시속 110마일(175㎞) 2등급 허리케인으로, 중심은 푸에르토리코 북서쪽 모퉁이에서 시속 12마일(19㎞)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마리아는 풍속 시속 155마일(249㎞) 이상인 5등급에서 최고 시속 145마일(233㎞)의 강풍을 동반한 4등급으로 낮아졌다가 세력이 더 약해졌다.
마리아는 푸에르토리코에 상륙한 허리케인으로는 85년 만에 가장 강력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다고 CNN 기상캐스터 데릭 벤 뎀은 말했다.
이달 초 카리브해를 강타한 어마는 푸에르토리코에 도달했을 때 마리아보다 풍속이 약했다.
리카르도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지사는 350만 명의 전체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현재 500여 곳의 대피소에 수만 명이 대피한 상태다.
로셀로 지사는 "지난 세기까지 포함해 가장 강력한 폭풍의 영향권에 있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 섬 전역이 정전 피해를 겪고 있다. 카를로스 메르카데르 푸에르로리코 정부 대변인은 "전력이 100% 끊겼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는 허리케인 어마로 10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어 전력 인프라가 아직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푸에르토리코는 섬 전역에서 3분의 2가량이 강풍 영향을 받고 있다.
섬 곳곳에서 나무가 뽑혀나가고 지붕이 부서지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메르카데르 대변인은 "이대로라면 완전한 황폐화"라며 "역사적 규모의 재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푸에르토리코에는 지금까지 강수량 최소 5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 홍수 피해가 속출했다.
이 지역은 산악 지형이어서 산이 병풍처럼 작용해 수증기가 부딪히면서 600㎜ 이상의 폭우가 더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안에는 높이 2.7m의 폭풍해일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아직 푸에르토리코에서 사망자나 중상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다.
푸에르토리코에 앞서 마리아가 강타한 카리브 해 동부 도미니카섬에서는 7명이 숨지고, 주택과 건물이 대거 유실됐다.
루스벨트 스케릿 도미니카 총리의 자택도 마리아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니카섬은 서인도제도 동쪽 끝에 있는 인구 7만2천 명의 작은 섬나라로 카리브해 중부에 아이티와 맞닿은 도미니카공화국과는 다르다.
프랑스령 과달루페 섬에도 마리아가 강타하면서 주민 2명이 숨졌다. 전체 인구 8만 명 중 40% 이상이 정전으로 암흑 속에서 지내고 있다.
향후 마리아는 푸에르토리코를 거쳐 도미니카공화국을 스친 뒤 진로를 북쪽으로 바꿔 이번 주말께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현지시간 20일 밤과 21일에 도미니카공화국 북동부 해안을 지날 전망이다.
푸에르토리코와 쿠바를 거쳐 플로리다로 진입한 허리케인 어마와는 달리 미 남동부 지역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