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지금이 韓경제에 투자할 때" 美경제인 "마음 위안돼"(종합)

입력 2017-09-21 04:45
수정 2017-09-21 07:13
文대통령 "지금이 韓경제에 투자할 때" 美경제인 "마음 위안돼"(종합)

새 정부 들어 해외투자자 대상 첫 한국경제 설명회

골드만삭스 회장 등 美 유력 경제인에 '펀더멘털 우수' 강조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문 대통령 솔직한 의견, 마음에 위안"

(뉴욕=연합뉴스) 노효동 박경준 기자 =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일컬어지는 뉴욕에서 현지의 유력 경제인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뉴욕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알리는 한편, 이른바 '북핵 리스크' 우려를 불식하는 데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헨리 트래비스 KKR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등 미국 금융계 리더 8명과 사전환담을 했다.

이들 가운데 슈워츠만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기구였던 '전략정책포럼'의 의장을 지내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조력자로서 활약했다.

우리 측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배석했다.

사전환담에 이어 진행된 본 행사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듯 뱅크오브아메리카와 UBS 등 투자은행, 스타우드 캐피털 등 자산운용사, CBS·NBC 등 언론사의 고위급 인사 등 200여 명의 금융·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이 뉴욕에서 금융·기업인을 만난 적은 있었으나, 이날처럼 대규모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경제정책과 현안을 직접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한국경제는 위기를 겪을 때마다 더욱 강해져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다"며 "지난 겨울 유례 없는 정치적 격변기에도 촛불혁명으로 평화롭게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가계소득을 높여 인적자본에 투자하는 '사람중심 경제'로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점을 설명하고 '일자리와 소득중심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3대 축으로 삼아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잇따른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북한 리스크'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묻는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의 말에 문 대통령은 "지금 한미 동맹은 대단히 굳건하고 북핵·미사일 대응에 있어서도 한미 간 공조가 아주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가하되 외교를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한미의 생각이 일치한다"며 "'북핵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경제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극화의 해법을 묻는 말에는 "한국과 미국은 나란히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심한 나라로, 이것이 경제성장의 발목도 잡고 있다"면서 "해법은 가계소득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대다수가 소비할 능력이 없어 내수가 진작되지 못하는데 이 부분을 해결한다면 가계의 소비 여력을 높여줄 것"이라며 "그것이 미국의 경제정책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금융·경제인들은 한국 투자를 직접 요청하는 문 대통령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은 "지난 30년간 한국경제는 4배 이상 성장했고 안정적 민주주의도 구가하는 세계적인 대국"이라면서 "문 대통령과 한국인이 놀라운 30년간의 여정을 겪어온 데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퀘일 회장은 "64년간 견고한 동맹관계를 이어온 두 나라의 관계는 여전히 안정적"이라면서 "앞으로도 더 견고하고 안전한 관계로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은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고 진솔하게 의견을 피력해 위안이 됐고 마음이 편안해졌다"면서 "한미간 탁월한 우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을 바탕으로 양국 간에 많은 투자가 유치되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문 대통령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새 정부의 경제철학과 정책을 직접 소개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지속적인 투자 기반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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