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회의] 중신용자 외면한 케뱅·카뱅…대출 87%가 고신용자

입력 2017-09-21 08:00
수정 2017-09-21 11:09
[금융안정회의] 중신용자 외면한 케뱅·카뱅…대출 87%가 고신용자

다른 은행보다 고신용자 비중 훨씬 높아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이 고신용자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 직후 내놓은 '금융안정 상황'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에서 고신용자(신용등급 1∼3등급) 비중은 87.5%(금액기준)로 집계됐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국내 은행 전체의 고신용자 대출 비중 78.2%보다 9.3%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신용자(4∼6등급) 대출 비중은 11.9%로 국내은행(17.5%)을 밑돌았다.

결국, 인터넷전문은행이 신용도가 좋은 차주를 상대로 한 대출에 치중했다는 얘기다.

당초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신용자 대출을 많이 할 것으로 기대됐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접근성과 편리성이 높은 가운데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영업 초기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정보 축적이 부족하고 중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모델의 구축이 미흡한 점도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취급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케이뱅크가 올해 4월 초 출범했고 카카오뱅크는 7월 27일 영업을 시작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4.60%로 나머지 국내은행(4.95%)보다 0.35% 포인트 낮았다.

또 인터넷전문은행과 다른 은행들의 신용등급별 금리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등급별 신용대출 금리를 보면 1∼2등급은 인터넷전문은행이 3.39%로 국내은행(3.71%)보다 0.32% 포인트 낮았다.

그러나 3∼4등급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이 4.79%로 국내은행(4.51%)보다 높았고 5∼6등급도 인터넷전문은행이 0.06% 포인트 높았다.



7월 말 기준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가운데 5% 미만 저금리가 82.5%를 차지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정기예금(만기 1년 기준) 금리는 지난 8월 1.73∼2.0%로 다른 국내은행(1.13∼1.7%)보다 높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초기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기존 은행보다 높은 수신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8월 말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신 규모는 2조9천770억원(월평균 81.5% 증가)이고 여신 규모는 2조2천530억원(월평균 82.6% 증가)이다.

계좌개설 건수는 449만1천건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차주 1인당 평균 대출액은 1천100만원(7월 말 기준)으로 다른 국내은행의 3분의 1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1계좌당 수신액은 66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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