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성 우수한 새 에이즈 백신 후보물질 개발 성공
NIH·사노피 등 국제연구진 성과 '사이언스'에 발표
원숭이서 효능 확인…내년 하반기 사람 대상 임상 시작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백신으로 쓸 수 있는 후보물질이 새로 개발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글로벌제약사 사노피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은 HIV를 무력화하는 새로운 항체를 개발, 백신으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원숭이 대상 실험에서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20일자에 각각 실렸다.
HIV 표면에는 사람의 면역세포에 결합하는 단백질이 있다. 바이러스는 이 단백질을 이용해 증식하고, 면역세포를 파괴한다.
만일 이 바이러스 단백질과 결합하는 항체가 있다면, 바이러스가 면역세포와 결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HIV 바이러스는 변종이 많아 모든 변종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유발하는 백신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뛰어난 효능을 가진 여러 항체를 하나로 합치는 방법을 고안했다.
우선 HIV 보균자들에서 분리한 여러 항체 중 효능이 뛰어난 3가지 항체(VRC01,10E8v4, PGDM1400)를 골랐다. 이어 각 항체의 활성 부위를 합성해 하나의 항체로 만들었다.
연구진이 새 항체의 성능을 확인하려 원숭이에 항체를 주사하고, HIV를 감염시키자 모든 원숭이가 HIV 감염에 저항성을 보였다.
반면 항체 중 하나인 VRC01을 주사한 원숭이의 경우에는 75%가, 항체 PGDM1400만 투여한 원숭이들은 62%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NIH의 권영도 연구원은 "다른 유행성 질환 이나 자가면역성 질환 치료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고 밝혔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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