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권성동의원 비서관 '특혜 채용 의혹' 강원랜드 압수수색(종합)
2012∼2013년 대규모 채용 비리 사건 '봐주기·부실수사…"재수사하라"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박영서 기자 = 검찰이 20일 대규모 부정청탁 및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진 강원랜드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춘천지검 형사 2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최흥집 강원랜드 전 사장의 자택을 비롯해 강원랜드 인사지원실, 당시 서류 심사를 담당했던 직원 사무실 등 3∼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날 압수수색은 자유한국당 권성동(강릉) 의원 비서관인 김모씨의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김씨의 채용과 관련해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과 당시 인사담당자 A씨 등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원랜드는 2013년 11월 29일 '워터 월드 수질·환경 분야 전문가 공개채용' 과정에서 실무 경력 5년 이상 지원 자격에 미달하는 김씨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작업을 거친 뒤 최 전 사장과 A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또 김씨 채용 과정에서 윗선의 부정청탁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12∼13년 강원랜드 신입사원 518명 채용 과정서 불거진 대규모 부정 청탁사건은 부실수사인 만큼 이를 재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강원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는 이날 오전 춘천지검 청사 앞에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폐광지역을 살리기 위해 설립한 공기업 강원랜드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부정청탁과 특혜 채용이 자행됐다"며 "당시 강원랜드 신입사원 95%가 부정청탁으로 채용됐는데 '비리 랜드, 청탁 랜드'라고 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국회의원, 정치인, 유력인사, 강원랜드 감사 담당자까지 광범위하게 개입된 부정부패 사건인데도 검찰은 부실수사에 그쳤다"며 "권성동·염동열 의원이 청탁에 관여했다는 증거들이 여러 곳에서 나오는 만큼 검찰은 지금이라도 제대로 수사하고 관련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권성동·염동열 의원은 폐광지역 주민과 국민에게 사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강원랜드에서 내부 감사자료를 제출했음에도 봐주기 수사로 일관한 검찰 관계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단체는 검찰 민원실에 채용 비리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권성동 의원 비서관 '특혜 채용' 관련해 감사원이 수사 의뢰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며 "2012∼2013년 강원랜드 신입사원 부정채용 수사도 다소 미진한 점이 있었는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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