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유전자 분석으로 '김치 맛 비밀' 찾았다"
세계김치연구소·중앙대 연구팀 논문 발표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유산균의 유전자를 찾았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소 이세희 박사 연구팀은 중앙대 전체옥 교수 연구팀과 함께 김치 발효를 일으키는 대표적 유산균 중 하나인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해 김치 발표 대사 경로를 밝힌 논문을 온라인 공개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14일자로 실었다.
김치는 배추, 고추, 마늘, 젓갈 등 다양한 원료로 만들어지며 여기 포함된 수많은 물질이 유산균에 의해 발효되면서 대사산물이 생겨 김치 고유의 맛과 향이 형성된다.
김치 발효의 일부 과정을 밝힌 기존 연구는 있었으나, 발효 전반에 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김치 유산균이 김치 발효 과정 중 변화하는 발효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유전자의 진화가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치에서 신맛을 내는 젖산과 초산, 톡 쏘는 맛을 내는 이산화탄소, 시원한 단맛을 내는 만니톨, 독특한 발효향을 내는 아세토인 등 다양한 대사산물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찾아냈다.
연구 결과 김치의 주요 기능성 물질 중 하나인 비타민을 생산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는 김치 발효 전반에 걸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치 발효 초기에는 지방산 등 1차 대사산물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높았으나, 발효가 진행될수록 2차 대사산물 생산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해 맛과 향이 증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김치연구소 하재호 소장은 "김치 발효에 관여하는 유산균의 모든 유전자를 발효 과정 전반에 걸쳐 분석하여 김치 발효 대사를 총체적으로 밝혔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연구소 기관고유사업과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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