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여성 전투 함대사령관 노라 타이슨 제독 전역
38년간 군 생활 마감… 늘 '첫째'라는 수식어 붙은 '유리 천장' 깬 여 장성
한반도 사태 대응한 3함대 서태평양 전진배치 주역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그에게는 늘 '첫째'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녔다. 2010년 7월 항공모함 전단장에 취임했을 때도, 정확히 5년 뒤 제3함대 사령관에 올랐을 때도 언론은 항상 이 수식어를 빼놓지 않았다.
여성이 극복하기 힘든 대표적인 '유리 천장'인 군에서 그의 존재는 늘 비상한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38년간의 군 생활을 최근 마감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간 노라 타이슨 미 제3함대 사령관(60·중장).
미 해군은 타이슨 제독이 1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기지에 정박한 니미츠급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함상에서 열린 전역식에서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존 알렉산더 중장에게 지휘권을 넘긴 후 전역했다고 발표했다.
타이슨 제독은 1979년 밴더빌트대학 졸업과 함께 간부후보생(OCS)으로 해군 직업 장교의 길에 들어섰다. 함대 항공 정찰 전대 등 항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합참의장실 전략기획ㆍ정책국장 기획장교, 해군 참모차장 부보좌관 등의 경력도 쌓았다.
핵 항모 엔터프라이즈 함 관제관과 연습용 항모인 렉싱턴 함 작전장교 등을 거쳐 상륙 강습함 '바탄'(LHD-6) 함장으로 2003년 이라크 침공작전에 참전했다.
이후 2007년 9월 준장 진급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제7 함대 예하 제73 임무단 단장으로 활약했다. 또 2010년 7월 타이슨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항모 조지 H. W 무시함을 기함으로 하는 제2항모강습전단의 전단장에 취임했다.
제2항모강습전단장으로 타이슨 제독은 다른 함대(5ㆍ6함대)와 함께 인도양과 걸프만에서 아프가니스탄 내 무장 반군세력 탈레반 등을 상대로 하는 공습작전 등을 지휘했다.
이 기간 그는 13척의 함정과 80여 기의 함재기 그리고 승조원과 해병대원 등 9천여 명의 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2011년 8월 타이슨의 소장 진급식은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메인주 케네벙크 포트 자택에서 화상 시스템을 통해 주재해 화제가 됐다. 이듬해 2월 타이슨은 합참 부국장으로 영전했다. 1년 5개월간의 합참 근무 후 2013년 7월 그는 다시 중장으로 진급, 미 해군 함대전력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타이슨 제독은 2015년 7월 미 서부 해안 지역을 담당하는 제3함대 사령관에 취임했다. 여성으로서 함대사령관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타이슨이 제 3함대 사령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가장 주목할 변화는 3함대의 서태평양 전진배치다.
미 태평양 사령부는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자 한반도 해역 등에 배치된 7함대가 한반도 사태에 전념하도록 3함대를 7함대 관할해역에 재배치(전진배치)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타이슨 제독은 올 2월 개최된 '해군 포럼'(WEST 2017)에서 "분쟁 가능성이 가장 큰 한반도 상황을 가상해 한국 작전 전역에서 당장 오늘 밤이라도 싸울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데 주력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3함대는 지난해 듀이 등 세 척의 구축함으로 이뤄진 수상함 전대를 서태평양 지역에 전진 배치하는 한편 작전 통제권도 유지했다고 밝혔다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3월 창설된 3함대는 7함대와 함께 태평양함대를 구성하는 핵심 해상전력으로 아태 지역에서의 분쟁 시 7함대와 5함대(인도양 담당)에 항모전단과 이지스함 등을 교대로 파견하고, 지원한다.
3함대에는 제1ㆍ3ㆍ9ㆍ11 항모전단, 제3 원정타격단, 해군 수상함 전단(중부 태평양 담당), 제1 연안전투함(LCS) 전대, 해군 항공미사일 방어사령부 등이 배속돼 있다. 특히 이 함대는 니미츠(CVN-68), 칼빈슨(CVN-70), 시어도어 루스벨트(CVN-71), 존 스테니스(CVN-74) 등 4척의 항모를 운영한다.
한편 타이슨을 이은 해군 여성 제독으로는 해군사관학교 출신인 미셸 하워드 유럽 주둔 미 해군 사령관(57. 대장)이 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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