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학술회의 개최

입력 2017-09-19 15:31
수정 2017-09-19 21:22
통일연구원,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학술회의 개최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통일연구원이 19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주최한 '비핵·평화번영을 위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남북경협 구상 실현 가능성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 당국의 이해 부족과 소극적 입장, 비협조적인 태도 가능성'을 한반도 신경제지도 실현의 걸림돌로 꼽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신뢰를 회복하고 북한의 경제개발 계획과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이 요원해 보이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 6자 회담 등이 재개되기 전에는 남북경협을 추진하기 위한 내부 역량을 충분히 축적하고 적절한 타이밍이 도래하면 즉각 재개·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남북경협 추진 단계와 관련해 "북핵 문제 진전과 국제사회의 제재 수준에 따라 '모색단계'를 거치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중단된 남북경협의 '재개'를 검토하고, 시범사업을 거친 후 '본격화 단계'에 진입하는 방식으로 구분하여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실현되기 어렵다"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북한, 우리 국민, 국제사회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적어도 대북제재 해제 과정에 들어설 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도 우리의 방향성과는 다르게, 북한의 니즈를 고려해 다시 작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핵 또는 비핵화를 문턱으로 삼고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남북관계나 경제협력이 가능하다는 접근 방식은 사실상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실현 자체를 불가능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비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가 강하고 비핵화 의제를 원천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장기적인 '평화 로드맵' 차원에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실현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남북한 경제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해서 묶고, 유라시아대륙으로 경제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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