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비수기에 亞 달러 회사채 발행 급증한 이유는
올여름 사상 최대…"中투자자는 여름에도 쉬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일본과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달러화 회사채 발행이 올여름에 급증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발행된 달러화 회사채 규모는 393억 달러로,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무더운 날씨에다 은행들이 여름 휴가에 들어가고 통상적으로 투자자들의 회사채 수요가 줄어드는 탓에 시장이 침체기를 맞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아시아 지역의 회사채 발행은 여름철에도 줄어들지 않았다. 중국의 은행과 보험사들이 주로 중국 기업들이 홍콩에서 발행하는 달러화 회사채를 대거 인수했기 때문이다.
일본과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의 달러화 회사채 발행은 2005년 이후 지금까지 4배 이상이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 4년간은 7~8월 두 달의 발행량이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딜로직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과 2014년에는 7~8월의 발행량이 2배로 늘어났고 2015년부터 2017년 사이에는 7~8월의 발행량이 약 95%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간 여름철이면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는 것을 장기적 변화라고 보고 있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장 샤를 상보르 신흥시장채권 담당 부대표는 "여름의 소강상태가 바뀌기 시작했다"고 밝히면서 "중국 투자자들의 등장이 주요인의 하나"라고 풀이했다.
트레이딩 패턴의 변화도 배경으로 꼽힌다. 홍콩의 회사채 시장은 여름 휴가철에는 썰렁해지곤 하지만 중국의 회사채 트레이더들은 이를 개의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의 한 중국계 은행 관계자는 "금융업에서 여름 휴가를 가는 것은 중국의 전통이 아니다"고 말하면서 중국 트레이더들이라면 "춘제(설날)를 위해 휴가 쿼터를 아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는 오랫동안 유럽과 미국 은행 세력이 주도하던 시장을 현지 세력이 어떻게 재편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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