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도소도 모자라 구치소까지?" 주민 반발
민락신도시 주변 주민들 "법조행정타운 등 대안 있어야"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경기북부지역에 구치소를 짓는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주민들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구치소 신설 예정 부지가 의정부교도소 옆이라는 사실에 인근 주민들은 '교도소도 모자라 구치소까지 웬 말이냐'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의정부시 고산동에 있는 의정부교도소의 잉여 부지에 구치소를 신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형이 확정되기 전, 즉 수사 또는 재판 중인 미결수를 수용하는 구치소는 현재 경기북부지역에 없다.
의정부교도소에서 형이 확정된 기결수와 미결수를 모두 수용하다 보니 전국 최고 과밀수용률(수용률 140.1%)의 교정시설이 됐다.
법무부는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구치소 신축을 추진 중이나 인근 아파트 신도시인 민락지구와 송산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거세지고 있다.
윤여권 의정부시 송산1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발전이 더뎠던 의정부에 복합문화단지가 조성되는 등 이제 막 개발이 되려고 하는데, 구치소는 어불성설"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윤 위원장은 "교도소에 구치소까지 생길 거라면 차라리 지역 법원과 검찰까지 함께 들어서는 법조행정타운 등의 대안이 있어야 할 것만"이라면서 "다들 꺼리는 구치소만 들어온다면 지역주민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일 의정부 민락지구 주민연대협의회장도 "의정부지역 주민들이 봉도 아니고 교도소 옆에 구치소를 또 짓는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락신도시 주민 회원으로 구성된 인터넷 카페도 운영 중인 김 협의회장은 최근 구치소 신설 관련 찬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구치소 신설에 단순 반대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64.35%(334표)나 됐고, 반대 서명운동까지 해야 한다는 의견이 27.75%(144표)나 됐다.
찬성 의견은 23표(4.43%)에 그쳤다.
김 협의회장은 "설문조사 결과만 봐도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면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구치소 신설을) 밀어붙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오전 민락지구 주민연대협의회 회원들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참석한 '의정부 스마일센터' 개소식에서 구치소 신설 반대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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