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콜레라 차단 '드라이브'…예멘에 백신접종 허용 촉구
나이지리아서 90만명에 예방접종 시작·방글라데시에 전문가 파견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현지시간) 예멘 정부에 콜레라 백신 접종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콜레라 확산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재 예멘의 콜레라 환자는 약 68만6천여명, 지금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2천여명에 육박한다.
WHO는 올 연말까지 예멘 콜레라 환자가 약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예멘은 2년 넘게 지속한 내전으로 병원과 보건소 등 치료 시설 대부분이 파괴돼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WHO는 예멘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 6월 100만명분의 콜레라 예방백신을 전달했으나, 예멘 정부는 마음을 바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예멘이 거부한 백신은 소말리아와 수단에 재배당됐다.
WHO의 콜레라 전문가인 도미니크 레그로스는 "콜레라에 대처하기 위해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예멘 정부와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콜레라 전염 지역에서 이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복잡한 문제일 수 있다"며 "콜레라 등 새로운 백신이면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WHO가 오는 2030년까지 콜레라 확산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내달부터 시행한다고 전했다.
현재 예멘뿐 아니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도 콜레라가 창궐해 다른 국가로 퍼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 주(州) 난민캠프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공격을 피해 몰려든 난민들이 머무르고 있으며, 지난달 이곳에서 첫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이후 약 2천300명이 콜레라에 전염됐고, 48명이 숨졌다. WHO는 병이 빠르게 퍼져 나이지리아 콜레라 환자가 37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나이지리아 난민캠프 역시 예멘과 마찬가지로 위생·보건 환경이 열악하고 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WHO는 이날 나이지리아에서 약 90만명에게 콜레라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또한 WHO는 유혈충돌을 피해 미얀마에서 달아난 로힝야족이 몰려있는 방글라데시에서도 콜레라가 출현할 가능성을 우려해 전문가를 파견, 콜레라 위험 정도를 평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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