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이권사업에 靑 개입했나…김상률·김소영 '진실공방'
우병우 전 민정수석 재판에 증인 출석…'K스포츠클럽' 관련 증언
김상률 "대통령 지시, 기억 없다" vs. 김소영 "김상률 통해 지시 전달받아"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청와대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과 김소영 전 문화체육비서관이 최순실씨의 이권 사업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를 두고 서로 엇갈린 증언을 하며 '진실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18일 우 전 수석의 속행공판을 열고 'K스포츠클럽 사업'에 K스포츠재단이 참여할 수 있도록 청와대가 개입했는지에 관한 증인 신문을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률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을 K스포츠클럽 사업과 연계해서 말한 것을 들은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더블루K를 K스포츠클럽 사업에 참여시키라고 지시한 사실이 있나"라고 묻자, 김상률 전 수석은 "없다"고 답했다.
반면 김소영 전 비서관은 김상률 전 수석을 통해 이 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이 참여할 수 있도록 K스포츠클럽 사업을 개편하라고 지시했나"라고 묻자, 김소영 전 비서관은 "수석님(김상률 전 수석)으로부터 지시를 전달받았다"고 답했다.
김소영 전 비서관은 또 김상률 전 수석이 K스포츠클럽 사업 개편 방안을 담은 문건을 건네며 '대통령께 보고할 양식으로 다시 작성하라'고 지시했으며, 행정관을 통해 이를 재작성해 김상률 전 수석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신문에 모두 답한 뒤 법정에 남아 김소영 전 비서관의 증언을 듣던 김상률 전 수석은 답답한 듯 여러 차례 무겁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재판부는 엇갈린 진술이 나올 것에 대비해 김상률 전 수석이 먼저 증언을 마친 뒤 법정에 남아 김소영 전 비서관의 증언을 듣도록 했다. 이후 엇갈린 부분을 재차 확인했으나 두 사람의 증언은 계속 평행선을 달렸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김소영 전 비서관에게 김상률 전 수석 지시로 재작성한 보고서의 내용을 기억하는지 추궁했다. 이에 김소영 전 비서관이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변호인은 "(김상률 전 수석이 준) 문건 출처와 내용을 확인하고 보고서를 작성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는 김소영 전 비서관의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K스포츠클럽은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 스포츠시설을 거점으로 전국에서 운영하던 '종합형 스포츠클럽' 사업을 개편해 '중앙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운영권을 민간법인에 위탁하려던 사업이다.
검찰은 최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K스포츠재단과 더블루K를 K스포츠클럽 사업에 참여시켜 이권을 챙기려 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성사시키려 청와대와 문체부를 동원했다고 본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지난해 5월 특별감찰반 직원 등을 동원해 K스포츠클럽 현장 실태점검을 시도했다고 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 지시를 받아 실태점검을 준비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씨에게 특혜를 줄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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