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재건축 시대는 갔다…"맞춤형 재생대책 필요"

입력 2017-09-18 15:40
아파트 재건축 시대는 갔다…"맞춤형 재생대책 필요"

수익성 낮아 재건축 한계…수명 연장 등 대책 마련 시급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아파트 포함 경기도 내 공동주택 3채 가운데 1채에 해당하는 94만여가구가 건축한 지 20년이 넘는 노후 아파트다.

오는 2025년에는 이같은 노후 공동주택이 도내 전체 공동주택 316만여가구(2016년말 기준)의 절반이 넘는 170만 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방범에 취약하고 생활 환경이 악화하는 것은 물론 최근 잦아지는 지진에도 사실상 무방비인 이들 노후 공동주택에 대한 관리 및 사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노후 공동주택단지 중 소규모 단지에는 관리 주체도 별도로 없는 상황에서 저소득층 가구가 상당수 거주하고 있어 이들의 주거복지 차원에서라도 관리 강화, 리모델링, 재건축, 철거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노후 공동주택단지들이 지역 교통 여건 등의 요인보다는 주민들의 선호도 등에 따라 대부분 고밀도·고층으로 조성돼 있어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재건축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노후 주택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산출한 뒤 재건축뿐 아니라 리모델링 등 각 공동주택 단지에 맞는 '맞춤형 재생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룡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경기도 노후 택지개발지구 관리 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노후 공동주택단지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선임연구위원 등은 재건축과 재개발, 리모델링, 도시재생사업 등을 총괄하는 노후 택지개발지구 관리 특별법을 제정해 시기별·지역별 사업물량을 배분하고, 행정구역별 종합적인 노후 공동주택단지 관리계획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도시연구소 박신영 소장도 "노후 아파트 대책은 크게 1단계 유지보수, 2단계 리모델링, 3단계 재건축, 4단계 철거로 분류된다. 앞으로는 재건축은 어렵고 철거가 이슈화될 것"이라며 "전문가들의 활동을 지원해 리모델링할지, 재건축할지, 철거할지를 면밀하게 검토,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민간에서 개선이 불가능한 주택단지에 대해서는 지자체나 정부가 수용해 공공사업 형태로 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회 조광명(더불어민주당·화성4) 의원은 "노후 공동주택 문제는 머지않아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며 "아파트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정부의 노력과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노후 공동주택 단지를 주민들의 재산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도시재생 차원에서 주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복합공간으로 꾸며 지역의 거점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한다.

경기도는 갈수록 늘어나는 도내 노후 공동주택의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현재 경기도시공사와 함께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재건축이나 재개발, 리모델링이 어려운 소규모 공동주택단지들을 위한 안전진단 비용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도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경기도시공사가 도의 위탁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연구용역이 올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라며 "용역 결과가 나오면 도가 정부와 협의해 앞으로 노후 공동주택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지 결정해 시행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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