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복지 "치매에서 자유로운 '안심사회' 만들겠다"(종합)
치매 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홍보대사에 김미화·정재승
문 대통령 영상메시지 "어르신 품위있는 삶 지원해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치매 극복의 날'(9월 21일)을 앞두고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치매 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치매 극복 대책을 차질없이 이행해 국민이 치매로부터 자유로운 '치매안심사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보고대회를 통해 전국 252개 치매안심센터 설립, 일대일 사례관리, 장기요양서비스 확대, 치매안심요양병원 확충, 치매의료비 경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에서 치매 예방부터 돌봄, 치료, 가족지원까지 전주기 치매 보호체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어떤 절차로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알기 어렵고 돌봄 인프라와 의료서비스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급격한 인구고령화와 치매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2017년 70만명으로 추산되는 치매환자가 2030년에는 127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의 고통이 날로 깊어지고 있어 국가가 함께 나누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치매로 인한 고통과 부담을 개인과 가족이 전부 떠안으면서 많은 가정이 무너졌다"며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한 어르신이 건강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치매가 걱정되면 혼자 걱정하지 말고 안심센터 찾아달라. 검진부터 주야간보호서비스까지 일대일 맞춤 서비스 제공하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치매를 나의 문제 모두의 문제로 인식하고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는 대국민 보고대회에 이어 제10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를 열어 치매 환자 가족과 관련 종사자의 고충을 듣고 위로했다.
치매극복의 날은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가 치매 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경북 울진군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김수미씨는 "어머니가 혈관성 치매에 이어 파킨슨병까지 진단받자 눈앞이 캄캄했는데 주변에서는 아픈 어머니를 외면했다"며 "어머니의 난폭한 언행에 상처받고, 나 역시 어머니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원망과 죄책감으로 하루하루 지쳐갔다"고 고백했다.
김씨는 "치매가족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 환자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앞으로는 어머니와 웃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면서 "주간보호센터의 환자 보호시간을 늘리고, CCTV를 통해 부모님이 안전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치매 극복 홍보대사로는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방송인 김미화씨가 위촉됐다.
정 교수는 "조부모님이 치매로 돌아가셨는데 치매는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어 가족의 고통이 클 수밖에 없다"며 "치매 문제는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홍보대사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건강보험공단, 경찰청, 대한노인회 등 26개 기관은 현장에서 치매극복 박람회를 열어 어르신 건강검진에서부터 낙상방지 보행 패턴 분석, 인지재활 로봇 체험, 성년후견인·지문사전 등록 제도 소개 등 다양한 체험·홍보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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