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작가·가수, 간토대지진 조선인 추도 거부한 고이케에 항의

입력 2017-09-16 09:56
日작가·가수, 간토대지진 조선인 추도 거부한 고이케에 항의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지사가 추도문을 보내지 않은 데 대해 일본 작가와 가수, 연구자들이 15일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1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성명에는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平野啓一郞)·시마다마사히코(島田雅彦)씨,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다룬 포크송을 발표한 나카가와 고로(中川五郞)씨 등 21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고이케 지사가 조선인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은 것은 사실(史實)을 은폐·왜곡하려는 (일각의) 움직임을 뒷받침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고이케 지사는 부당하게 생명을 빼앗긴 이웃들을 추도하고, 그것(학살)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말라"며 "이를 미래의 세대에게 교훈으로 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추도사를 통해)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역대 도쿄도지사는 시민단체가 매년 9월 1일 도립공원에서 개최한 간토대지진 학살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지만, 고이케 지사가 올해 처음으로 이를 거부했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1일 도쿄와 가나가와(神奈川) 등 간토지방에서 발생한 규모 7.9의 대형 지진으로 10만5천여 명이 희생됐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유포되자 자경단, 경찰, 군인 등이 6천600여명의 재일 조선인들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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