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들 'DACA 학생 지키기'…하버드는 핫라인 개설
"대체입법 논의 못 믿겠다" 스스로 자구책 마련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제도 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의회가 대체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다카 적용을 받아 미국 내 대학에 다니는 이민자 자녀들은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학업에 열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 6개월 유예 기간이 지나고 그때까지 보완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에서 강제 추방돼 학업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5일(현지시간) 미국 내 주요 대학들이 다카 수혜 학생들의 이런 사정을 고려해 '핫라인 구축'을 비롯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학업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갖되 최악의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하라는 권고다.
하버드대는 최근 다카 적용 재학생을 대상으로 24시간 비상 핫라인을 열었다.
추방 유예 프로그램의 갱신 기간이 다가오거나 이민자 지위 문제가 생긴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시카고 일리노이대학은 캠퍼스에 연방 이민요원이 나타나 체류 문제를 제기할 경우에 대비한 행동 요령을 해당 재학생들에게 포스팅했다.
한인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과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UC 샌프란시스코) 등 UC 계열 대학은 추방 공포에 직면한 재학생들에게 무료 법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UC 샌프란시스코는 다카 적용 재학생 80여 명의 갱신 절차를 도와주고 500달러(약 56만 원) 가까운 갱신 수수료도 지원하고 있다.
UC 버클리에 다니는 미얀마 출신 이민자 2세인 에이미 린(23)은 동료 다카 적용 학생들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했다.
그는 "언제 ICE(이민세관단속국) 직원들이 캠퍼스에 들이닥칠지 불안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민정책 전문가로 활동한 UC 샌프란시스코 로스쿨의 존 트래비너 학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공화당이 벌이는 협상에 많은 신뢰를 두기는 어렵다. 이민정책에 관해서는 딜(협상)이 타결됐다가도 금방 사라지곤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공화 지도부는 다카 대체 입법을 두고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합의된 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카 적용을 받는 미국 내 이민자 청년 약 80만 명 중 절반에 가까운 35만 명이 대학에 재학 중이다.
이런 사정을 반영해 60여 개 대학 총장과 학장들이 다카 제도의 존치를 행정부에 청원했다.
UC 계열 대학 행정을 총괄하는 재닛 나폴리타노 총장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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