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탈출 야권 전직 시장 잠적 35일 만에 브라질 도착

입력 2017-09-16 00:48
수정 2017-09-16 01:05
베네수엘라 탈출 야권 전직 시장 잠적 35일 만에 브라질 도착

美·유럽 방문해 베네수엘라 상황 전할 예정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정국불안을 피해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야당 소속 전직 시장이 35일 만에 브라질에 도착했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동쪽 엘 아티요 시의 시장을 지낸 다비드 스몰란스키가 지난 13일 브라질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운동권 출신인 스몰란스키 전 시장은 친정부 성향의 베네수엘라 대법원으로부터 반정부 시위 조장 혐의로 해임되고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스몰란스키 전 시장은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반정부 시위를 촉구한 이후 잠적했으며, 변장해 검문검색을 피하며 35일간 도피생활을 한 끝에 브라질로 피신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알로이지우 누네스 브라질 외교장관을 만난 뒤 "베네수엘라를 탈출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베네수엘라 위기가 확산하면서 난민 수용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스몰란스키 전 시장에게는 정치적 망명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몰란스키 전 시장은 다음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기간 다양한 행사에 참석해 베네수엘라 상황을 전하고 이어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한 데 이어 유럽으로 향할 예정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브라질에 제재 수위를 높이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베네수엘라 문제에 관한 브라질 정부의 입장을 들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브라질 언론에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이 베네수엘라 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놓고 테메르 대통령과 대화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베네수엘라의 회원 자격을 정지하고 중남미 국가들이 베네수엘라 제헌의회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사실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브라질 등이 더 강력한 제재에 나서지 않는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브라질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테메르 대통령이 이에 관해 어떤 내용을 밝힐지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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