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 러 측에 '만경봉호' 운항 재개 지원 호소
北총영사관, 연해주 주정부에 서한…나진-블라디 노선 화객선 지난달 멈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해상 화물·여객선(화객선) '만경봉호'가 취항 3개월여 만에 운항을 중단한 가운데 북한 당국이 러시아 측에 운항 재개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관은 블라디미르 미클루셰프스키 연해주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블라디보스토크와 북한 나진을 오가던 만경봉호의 운항 재개에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서한에서 북-러 친선관계 역사에서 처음으로 개통됐던 해상 노선을 소중히 여겨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만경봉호가 나진항에 일시적으로 멈춰 서 있게 된 (사업 관련사들 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연해주 주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지원으로 이 문제가 조속한 시일 안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완전히 해결되길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해주 주정부는 아직 북한 측의 서한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이를 오가는 정기노선에 취항했던 만경봉호는 선박 운영사와 블라디보스토크항 항만 업자 간 상업 분쟁으로 지난달 말 운항을 중단했다.
만경봉호가 이용하는 블라디보스토크항 부두 임대회사인 '블라디보스토크 해상 터미널'사는 만경봉호 운영을 맡은 러시아 해운회사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가 100만 루블(약 2천만 원)의 채무를 변상하지 않음에 따라 운영사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는 블라디보스토크항 항만 서비스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고 사전 통보하지도 않은 서비스 요금까지 요구했다며 채무 변상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만경봉호가 멈춰선 가장 큰 이유는 경영난 때문으로 보인다.
만경봉호는 정기 노선 개설 이후 나진과 블라디보스토크 사이를 주 1회 왕복해 왔다.
운영사는 당초 북한과 중국, 러시아 사이를 오가는 관광객과 화물 등을 운송해 수익을 낸다는 구상이었으나 승객과 화물이 예상만큼 확보되지 못했다.
당초 매회 100명 이상으로 예상됐던 승객은 10명도 되지 않았을 때가 많았고, 북한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화물량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등으로 충분치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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