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설치에 3개월간 대립…주민·병원 극적 합의
중재 나선 윤종호 구미시의원 "양쪽 모두 사는 길은 협의뿐"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노인전문요양병원의 장례식장 설치를 두고 3개월여간 시위와 고발로 대립한 주민과 병원이 서로 양보해 합의에 이르렀다.
15일 구미시에 따르면 장천면 하장2리 푸른요양병원은 마을기금, 도로 일부 기부채납, 주민 진료 할인 등을 제시하고 주민이 이에 동의해 극적으로 합의점을 도출했다.
사건 발단은 푸른요양병원이 지난 5월 80병상을 개원하고 지하에 장례식장을 운영한다며 간판을 내건 데서 비롯됐다.
요양병원만 들어온다고 믿은 주민은 6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6월 구미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구미시청과 병원 진입도로에서 시위를 벌였다.
주민은 "장례식장이 들어서면 조문·운구 행렬을 시도 때도 없이 지켜봐야 한다"며 "혐오시설인 장례식장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일부는 병원에 찾아가 "장례식장을 운영하려면 10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병원은 "은행 대출을 받아 병원을 지었는데 그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없고 장례식장은 신고제로 추진하는 합법시설"이라며 맞섰다.
병원 측은 주민대책위원장 등을 업무방해로 고소한 데 이어 시위장소로 이용한 컨테이너, 전기시설 등을 불법시설이라며 고발했다.
양 측 대립 속에 구미시의회 윤종호 산업건설위원장이 중재자로 나서 병원과 주민대책위 간 만남을 주선하고 이견을 좁혀 나갔다.
계속된 타협과 대화 끝에 마을기금 2억5천만원, 주민 진료 할인, 병원 진입로 일부 기부채납 등에 합의점을 찾아 15일 공증을 받았다.
병원은 고소·고발을 취하하고 주민은 병원 진입도로에 시위 현수막 등을 모두 철거했다.
김방석 주민대책위원장, 최동인 하장2리 이장, 김무환 하장2리 노인회장 등은 공동 명의로 윤 위원장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불가능해 보였던 주민과 병원 대립이 계속된 만남과 타협으로 해결됐다"며 "양쪽 모두 사는 길은 한자리에 앉아 협의하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설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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