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학년 절반, 월경·몽정 잘 몰라"…25% 음란물 경험

입력 2017-09-15 09:41
수정 2017-09-15 13:33
"초6학년 절반, 월경·몽정 잘 몰라"…25% 음란물 경험

전교조 설문조사…86% '남녀 다를 뿐 평등'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초등학교 6학년생 절반은 월경과 몽정 등 사춘기부터 나타나는 생리현상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또 10명 중 2명은 음란물을 본 적 있으며 이중 과반이 우연한 기회에 음란물을 보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초등위원회와 보건위원회는 지난 7월 전국 초등학교 6학년생 1천524명을 대상으로 질문지를 통한 설문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1%다.

'월경은 난자가 배출되는 시기 ○○이 탈락하면서 배출되는 현상'이라는 지문 빈칸에 들어갈 말로 6개 보기 중 자궁내막을 맞게 고른 학생은 응답자(1천359명)의 47.6%에 그쳤다. 여학생도 55.6%만 정답을 맞혔고, 44.4%는 틀렸다.

같은 방식으로 몽정에 관해 묻자 응답자(1천376명)의 56.8%가 정답을 골라 정답률이 월경보다는 다소 높았다.

연구자들은 "전체적으로 보면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오답을 냈다"면서 "정규교육과정에서 체계적인 성교육이 이뤄지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학년생들은 성과 관련해 '사춘기 신체 변화'를 제일 궁금해했지만, 10명 가운데 2명은 정작 신체 변화가 일어났을 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응답자(1천451명) 중 성과 관련해 제일 궁금한 것(2가지 선택)으로 사춘기 신체변화를 꼽은 학생이 38.0%였다. 이어 이성 문제(34.9%), 성적 호기심 증가 등 마음의 변화(28.1%), 성적인 행동(4.7%)을 알고 싶어 했다.

사춘기 신체변화가 일어나면 응답자(1천479명) 51.3%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눈다고 밝혔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22.7%로 뒤를 이었고 아빠나 친구·선후배를 대화 상대로 택한 응답자는 각각 12.9%와 9.7%였다.

선생님에게 상담한다는 응답자는 0.4%에 그쳤다.

신체변화를 아무에게도 안 말한다는 응답자들은 '아무렇지도 않아서'(40.7%),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32.6%), '부끄러워서'(14.2%)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응답자(1천508)의 81%는 자신이 남성 또는 여성인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남녀가 서로 다를 뿐 평등하다는 데는 응답자(1천499명)의 86.1%가 동의했으며 동의율은 여학생(90.1%)이 남학생(83.0%)보다 높았다.

'남녀에게 각각 적합한 일이 있다'는 생각에는 응답자(1천506명) 중 53.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학교에서 회장은 남학생, 부회장은 여학생이 하는 것이 좋다'는 편견에는 81.6%가 동의하지 않았다.

이성 친구와 만났을 때 드는 비용을 똑같이 부담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1천509명) 중 48.8%가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성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1천512명)의 51.9%가 "그렇다"고 했으나 좋아하는 이성과 포옹·뽀뽀를 할 수 있다는 답은 19.7%에 그쳤다.

이성에 대한 관심 표명은 남녀 중 누가 해도 상관없다는 데는 응답자(1천487명) 71.8%, 자신이 원하지 않는 교제 신청이나 신체 접촉을 거절할 수 있다는 데는 89.5%가 동의했다.

응답자(1천485명)의 89.4%는 '상대방 동의 없는 성적표현은 모두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밝혔고, 85.8%는 성적수치심을 준 사람이 친구·가족·선생님 등 가까운 사람이어도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

음란물을 본 적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1천488명)의 25.5%였다.

남학생은 26.5%(194명), 여학생은 23.4%(162명)가 음란물 시청경험이 있었다.

처음 음란물을 본 시기는 6학년(35.5%)과 5학년(34.5%)이 70%를 차지했고 3학년 이전에 봤다는 응답도 15.0%나 됐다.

음란물을 접한 경로는 '우연히'가 55.2%로 가장 많았고 '스마트폰 검색 중'이 22.3%, '친구·형이 보여줘서' 17.5%, '컴퓨터 하다가' 5.0% 등이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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