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부부, 트럼프 11월 중국 방문 주선하려고 했다"

입력 2017-09-14 12:00
"이방카 부부, 트럼프 11월 중국 방문 주선하려고 했다"

공식 외교채널로 역할 넘기면서 9월 방중 계획도 취소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와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부부는 당초 9월 중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중국 방문을 주선하려고 했다.

그러나 백악관의 일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공식 외교채널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 가족이 주선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이방카 부부의 방중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글러스 팔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원장은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쿠슈너가 비록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 간 접촉선을 만들었지만 적합한 채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팔 부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적절한 채널을 통해 마련돼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같이 책임 있는 당국자들에 의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메이카를 방문 중이던 양 국무위원은 12일 미국 워싱턴을 급거 방문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중국 국빈 방문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 주 휴양지 마라라고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 당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현재 국내에서 논란에 휩싸여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사들은 지난해 대선 당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법률적 문제를 들어 쿠슈너 선임고문에게 백악관 공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왕이웨이(王義외<木+危>)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쿠슈너 선임고문이 미국 국내에서 점증하는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왕 교수는 "만약 9월 방중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쿠슈너는 적합한 자리에 있지 않다"면서 "그런 일은 예전부터 미국 국무장관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이 하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중국과 미국은 무역과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관계의 기반을 다지겠다면 쿠슈너 선임고문보다는 무역이나 외교 담당 당국자를 중국으로 보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미국 전문가인 류웨이둥(劉衛東)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쿠슈너 선임고문이 미국 국내에서 신뢰도에 의문을 받는 상황에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류 연구원은 또 "쿠슈너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소통 역할을 할 적절한 인물도 아니다"라며 "만약 그가 그런 역할을 맡는다면 미국인들은 대통령 일가족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중국과 비밀협상을 하는 것으로 의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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