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 따오기 복원엔 성공…"자연 방사할 시간이 다가왔다"

입력 2017-09-14 08:00
수정 2017-09-14 17:22
우포 따오기 복원엔 성공…"자연 방사할 시간이 다가왔다"

경남도·창녕군, 내년 상반기 20마리 방사키로…"서식지 관리·주민 사랑이 관건"

(창녕=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국내에서 멸종한 뒤 천신만고 끝에 복원에 성공한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를 야생에서 볼 수 있는 날이 다가온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2008년 중국에서 암수 한 쌍을 들여와 식구를 늘린 따오기를 복원 10년째인 내년 상반기 야생 방사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군은 현재 25마리를 선발해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이 중 20마리를 최종 엄선해 1차로 야생 방사한다.

창녕따오기복원센터는 현재 건강한 따오기를 뽑아 관람케이지 내에서 일반에 부분 공개 중이다.

1차 우포늪 하늘을 누빌 따오기들은 대형 야생적응 훈련장에서 비행과 먹이 사냥 연습이 한창이다.

창녕군 이성봉 따오기계장은 "따오기들은 아주 건강한 상태로 야생적응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며 "환경부와 구체 일정을 잡겠지만 4∼6월 야생 방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남도와 창녕군이 현재까지 복원한 따오기는 모두 313마리다. 올해만 147마리가 늘었다.

창녕군은 우포늪 서식지 일원 쉼터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군은 2013년부터 늪 주변에 따오기 쉼터인 논 습지조성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따오기를 돌보는데 가장 절실한 인력 충원도 정부로부터 확정받아 내년에 5명을 추가로 배치한다.

이들은 야생방사 모니터링, 따오기 치료, 행동관찰과 사육 등을 맡는다.

군은 야생 방사를 앞두고 최근 일본 따오기 전문가를 불러 컨설팅도 받았다.

일본 니가타대학 세키시마 쓰네요 교수와 일본 환경성 오카히사 유지 자연보호관이 직접 우포늪 현장을 꼼꼼하게 둘러보며 지도했다.

두 사람은 따오기 복원센터를 찾아 따오기 야생 방사와 야생 적응훈련 프로그램 등도 알려줬다.

이들은 서식지 환경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야생 방사 성공을 위한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오카히사 유지 씨는 "일본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우포 따오기 복원센터는 짧은 기간에 313마리까지 많은 개체를 복원한 것이 매우 놀랍다"고 말했다.

세키시마 쓰네요 교수는 "야생 방사한 따오기가 자연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서식지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노력이 필요하다"며 "따오기에 대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 보호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은 주민 홍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부터 주서식지인 우포늪 인근 19개 마을을 돌며 찾아가는 홍보·교육를 했다.

군은 앞으로 전 읍·면으로 주민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다.

따오기복원센터 김성진 박사는 "무엇보다 주민들이 따오기를 좋아해야 한다"며 "내 논에 따오기가 온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생태 가치를 자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군은 따오기 1차 야생 방사 후 지속해서 모니터링을 하며 방사 개체 수와 횟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일본은 2008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따오기 254마리를 야생 방사했지만, 살아남은 따오기는 129마리로 생존율은 절반에 그친다.

이성봉 따오기계장은 "아무리 좋은 서식 환경을 갖춰 놓더라도 야생 정착이란 성공 열쇠는 따오기가 결정한다"며 "시련이 닥치고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이제 야생으로 나가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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