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계 슈퍼스타' 네트렙코 "목소리 더 풍성해졌죠"

입력 2017-09-13 16:59
수정 2017-09-13 19:03
'오페라계 슈퍼스타' 네트렙코 "목소리 더 풍성해졌죠"

내달 남편과 함께 두 번째 내한 공연 열어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저와 남편은 한국 관객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지난 공연에서 만난 한국 관객들은 우아하고 에너지가 넘쳤어요.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13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난 러시아 출신 최정상급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46)는 오는 10월 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을 앞둔 소감을 이처럼 밝혔다.

그의 '신데렐라 이야기'는 여전히 클래식계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회자된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 시절 너무도 오페라 무대에 서고 싶다는 열망으로 마린스키극장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했던 소녀였다.

조금이라도 자주, 가까이서 오페라 무대를 경험하고 싶어 빗자루를 들었던 당찬 소녀를 알아본 건 러시아 거장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 게르기예프는 청소하면서 흥얼거리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그를 발탁해 무대에 세웠다.

가창력과 연기력에 미모까지 겸비한 그는 곧장 러시아를 대표하는 프리마돈나로 떠올랐다.

2000년 마린스키극장이 제작한 프로코피예프의 '전쟁과 평화'로 세계 주요 극장에 오르면서 국제적 명성의 스타로까지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네트렙코가 부르면 매진'이라는 업계 믿음은 2002년 잘츠부르크 축제에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빈 슈타츠오퍼, 파리 오페라, 영국 로열 오페라까지 이어졌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절정의 인기를 누려왔다.

2008년 출산 이후 몸이 다소 불었지만, 소리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짙고 안정됐다는 평가가 많다.

한때 미모와 연기 등으로 성악적 약점을 감추고 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한층 더 성숙하고 격정적인 인물을 진지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네트렙코는 "분명 예전보다 더 넓은 영역을 노래하고 있다"며 "스스로 점점 더 강해지면서 목소리도 함께 풍성해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작년 첫 번째 내한 공연에서 2천석이 넘는 객석을 단숨에 매진시키며 '티켓 파워'를 실감케 한 그는 이번 공연 프로그램으로 베르디와 푸치니 등 주요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아리아를 내세운다.

이번에도 네트렙코의 남편이자 예술적 동반자로 세계 주요 무대를 함께 누비는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가 함께 한다.

"저희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들을 골라 신선한 프로그램을 짰어요. 남편과 함께 새롭게 녹음한 '로만자'라는 듀엣 앨범에서도 두 곡 정도를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한국 관객분들이 이 아름다운 사랑 노래들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7만~35만원.☎02-541-3173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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