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美대통령, 트럼프에 북한과 직접 대화 촉구
카터센터 행사서 "나라면 최고위급 인사라도 당장 보내겠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미 카터(92)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애틀랜타주 카터센터에서 열린 연례행사에서 현 행정부의 국가 지도 방향을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직접 만나 1953년 한국전쟁 이후 정전협약을 대체할 평화협약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비난의 날을 세웠다.
북한을 3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이 "나라면 내가 못간다고 하면 최고위급 인사라도 당장 북한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바는 자신들이 미국이나 동맹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미국도 북한을 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해주는 협약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가 인간으로서 존중감을 갖고 그들을 대하고 대화하지 않는 한 그 어떤 진전도 이뤄질 수 없다"며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를 지키고 인권을 옹호하고, 진실을 말하라"는 조언을 건넸다.
카터 전 대통령은 중동 평화협상 중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근자감'도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분쟁을 종식시키겠다며 최근 유대인 출신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중동에 파견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에 정의를 가져다주겠다"면서 내놓을 그 어떤 계획에 대해서도 "거의 아무 기대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가족들 모두 이 부분에 있어서 그 어떤 진전도 가져오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지목, "2국가 해법을 따를 의도가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출신인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정치에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있으나 1982년 설립한 카터 센터를 통해 전 세계 인권과 공중보건, 민주선거 등에 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터센터는 시리아 내전과 케냐 대선 등에도 관여하고 있으며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과 센터 관계자들이 시리아 평화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접촉했다고 밝혔다.
카터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미 정계의 관심사인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등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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