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영어 듣기평가 방해될라'…헬기 대신 차량 이용

입력 2017-09-13 15:20
文대통령, '영어 듣기평가 방해될라'…헬기 대신 차량 이용

합참, 11시30분까지 군용기 비행제한…11시23분 행사 종료

靑관계자 "헬기 복귀 건의했으나 대통령께서 육로 이동 결정"

文대통령, 해경 순직자 흉상에 헌화·해경 함정 기동 사열

해경의 날 기념식에 세월호 유가족 초청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시행된 '전국 영어듣기 평가'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 전용 헬기 대신 차량으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천해경 전용부두에서 열린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헬기로 청와대에서 인천까지 이동했다. 그러나 청와대로 돌아올 때는 헬기를 타지 않고 차량을 이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복귀 시간이 전국 영어듣기 평가 시간과 겹쳐 아이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은 제2회 2017학년도 전국 중·고등학생 영어듣기 능력평가를 시행했다.

듣기평가 방송은 EBS교육방송을 통해 오전 11시부터 20∼27분간 진행됐으며,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11시30분까지 전국 군용기의 비행제한 조치를 내렸다.

다만, 민항기는 이 시간 동안에도 비행제한을 받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행사를 마친 시간은 오전 11시23분으로, 행사장부터 헬기까지의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오전 11시30분 이후 이륙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께 11시30분 이후 헬기로 복귀하는 방안을 건의드렸으나, 대통령께서는 '만약의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육로로 이동하자'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날 해경의 날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다 중국 어민이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순직한 고(故) 이청호 경사와 응급환자 후송 차 긴급항해 중 불법 묘박 중인 선박과 충돌해 부상하고 치료 중 순직한 고(故) 오진석 경감의 흉상에 헌화·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행사장에 들어서면서 마주친 해경들과 일일이 악수했고,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이 들고온 해경기에 수치(유공자나 유공단체에 포상할 때 주는 끈이나 깃발)를 달아줬다.

수치에는 '재조해경 안전한 국민 안전한 바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에 대해 행사 사회자는 "새롭게 출발하는 해경이 안전한 바다를 만들고 국민을 안전하게 하도록 새롭게 거듭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해경 함정들의 해상 기동을 사열했다. 해양특수기동대원 등이 탄 경비정, 연안경비정 등 해경 함정 10척이 인천해경 전용부두 앞을 지나갔으며, 해경 대원들은 함상에서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했다.

해경 '1002함'은 해상에서 다섯 차례 기적을 울렸는데, 사회자가 "세월호 미수습자 다섯 분을 끝까지 구조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기념식을 마친 문 대통령은 해양소년단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20분부터 약 1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세월호 유가족과 순직 해경 유가족 등 1천100여명이 초청받았다.

또 정부 측에서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박 해경청장,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 안상수·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박수현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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