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프로농구 개막도 전에 외국인 교체 열풍

입력 2017-09-13 09:06
'구관이 명관?' 프로농구 개막도 전에 외국인 교체 열풍

9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 교체…LG만 그대로

드래프트 선수 기대에 못 미치자 '경력자'들 대거 영입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0월 14일로 예정된 프로농구 2017-2018시즌 개막을 앞두고 10개 구단에 말 그대로 '외국인 선수 교체 열풍'이 몰아닥쳤다.

10개 구단인 지난 7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완성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이미 9개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먼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던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은 기존 외국인 선수 2명과 모두 재계약했으나 최근 한 명씩을 바꿨다.

인삼공사는 키퍼 사익스가 터키 리그 진출을 위해 구단의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 시즌 창원 LG에서 뛴 마이클 이페브라로 교체했다.

또 삼성 역시 마이클 크레익 대신 마키스 커밍스를 영입해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7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명씩 선발했던 팀들도 대부분 KBL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교체했다.





서울 SK가 대리언 타운스 대신 대표적인 '한국형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를 영입해 미국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고 전주 KCC 역시 에릭 도슨을 찰스 로드로 바꿨다.

인천 전자랜드는 아넷 몰트리를 제임스 메이스로, 원주 동부는 조던 워싱턴을 로드 벤슨으로 각각 교체했다.

헤인즈는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국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선수고, 로드와 메이스, 벤슨 모두 KBL에서 활약하며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들이다.

이밖에 부산 kt는 테런스 왓슨을 내보내고 역시 '경력자'인 웬델 맥키네스, 울산 모비스는 애리조나 리드 대신 레이션 테리를 각각 새로 영입했다.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에 외국인 선수 교체 바람이 분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올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의 수준이 예년에 비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KBL 규정으로는 올해 트라이아웃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2015년과 2016년 참가자들의 경우 교체 선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올해 트라이아웃에 불참한 선수들은 드래프트 현장에서는 지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 최근 국내 무대에서 실력이 검증됐던 선수들을 각 구단이 교체 선수로 대거 영입하고 있는 것이다.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들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팀은 현주엽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LG가 유일하다.

LG는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에서 2009년과 2010년 우승까지 경험한 조시 파월과 저스틴 터브스에서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LG 손종오 사무국장은 "터브스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최근 팀 훈련에 합류했다"며 현재로써는 교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고양 오리온은 '전력 강화'를 목적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를 단행한 나머지 8개 팀들과는 경우가 다르다.

1라운드에서 선발한 더스틴 호그가 역시 터키 리그로 가겠다며 계약을 거부하는 바람에 도론 퍼킨스라는 선수를 대체 영입했으나 퍼킨스마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미국으로 돌아가 2년 전 SK에서 뛴 드워릭 스펜서를 데려와야 했다.

유일하게 1라운드 지명 선수와 계약에 차질을 빚은 오리온은 오히려 외국인 선수 기량에 물음표가 더해진 상황이 됐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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