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재고 모두 줄었는데…쌀값 반등 기대하는 농심
경기도 수확량 5% 감소 예상…재고도 30%↓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올해는 쌀값이 지난해보다 좀 오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합니다."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인광1리 이종한(50) 이장은 하향 곡선을 이어가는 쌀값이 올해에는 반등하면 좋겠다는 희망을 강하게 피력했다.
근거는 올해 도내 전체 벼 수확 예상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가 농협 미곡처리장의 재고 쌀이 현재 거의 소진됐기 때문이다.
8만평가량의 벼농사를 하고 있다는 이 이장은 "현재 중생종을 수확하고 있다"며 "올봄 가뭄과 늦여름 잦은 비로 벼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5%가량 적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벼 수확량이 작년보다 줄더라도 쌀값이 좀 많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화성시 서신면 매화2리 김지규(56) 이장의 반응도 비슷하다.
김 이장은 "우리 동네 주변은 가뭄으로 봄에 모내기도 제때 못해 올 쌀 수확량이 작년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만족할 정도는 안 되겠지만, 올해는 쌀값이 좀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도는 도내 벼 작황이 지난해보다 다소 나빠 전체적인 쌀 수확량이 39만여t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도내 전체 생산량 41만여t보다 4.8%(2만여t) 감소하는 것이다.
봄철 극심한 가뭄과 늦여름 잦은 강우, 벼 재배면적의 감소 등이 쌀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의 근거다.
도내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 8만1천㏊에서 올해 7만7천여㏊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도내 정부 쌀 재고량은 현재 13만4천t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10만3천t보다 30% 정도 늘었으나 시중 가격에 바로 영향을 미치는 농협 등 민간 미곡처리장 쌀 재고량은 지난해 7월 말 7만2천t에서 올해 7월 말 5만3천t으로 오히려 26.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쌀 재고가 현재는 거의 소진된 것으로 도는 추산하고 있다.
이같이 햅쌀이 나오는 시기에 민간 미곡처리장들의 쌀 재고량이 크게 줄면서 쌀값이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도는 전국적으로 쌀 80㎏ 한 가마의 평균 가격이 지난해 이 시기 12만9천원에서 현재 13만2천원으로 3천원가량 올랐다고 밝혔다.
도는 쌀값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하지만 농민들은 이같은 쌀값 상승이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더 강화된 쌀값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지규 서신면 매화2리 이장은 "쌀값이 폭등하지 않는 이상 농민들의 어려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에서 해외 원조 등으로 쌀 소비를 대대적으로 늘리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농지의 전용도 쉽게 하도록 허용해 벼 재배면적을 크게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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