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졌던 이름 '윤이상' 고향 통영에 다시 새긴다

입력 2017-09-12 11:22
수정 2017-09-12 11:48
지워졌던 이름 '윤이상' 고향 통영에 다시 새긴다

통영시의회, '윤이상 기념공원' 명칭 변경 조례안 통과



(통영=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이념과 행적 논란으로 고향서 지워진 작곡가 윤이상(1917∼1995) 이름이 다시 새겨진다.

통영시의회는 지난 11일 열린 제181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 상정한 '통영시 도천테마파크 설치 및 관리운영 조례안' 일부 개정안을 원안 가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조례안은 '도천테마파크' 명칭을 '윤이상 기념공원'으로 바꾸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도천테마기념관은 20일간 공포기간을 거친 뒤 윤이상기념관으로 공식 변경된다.



고향에서 잊혀가는 윤이상 이름 찾기는 지난 7월 G20 정상회담 참석차 독일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윤이상 선생 묘소에 고향의 동백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서 비롯됐다.

통영에서 동백나무가 청와대로 전달된 뒤 윤이상을 재조명하고 이름을 되찾자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번 조례 개정안도 통영국제음악제 시민 서포터즈인 '황금파도'가 도천테마파크를 윤이상 기념공원으로 개칭해 달라며 지난달 7일 통영시의회에 건의서를 제출해 이루어졌다.

통영시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해 도천동 생가터에 2010년 지은 도천테마파크를 애초 '윤이상 기념공원'으로 부르기로 했다.



그러나 이념 논란에 휩쓸려 그 명칭을 사용하지 못했다.

도천테마파크에는 윤이상이 다루던 악기 등 유품 148종 412점이 전시돼 있다.

2013년 문을 연 '통영국제음악당' 명칭도 원래 '윤이상 음악당'이었다.

이렇듯 하나둘 지워진 윤이상이란 이름을 다시 찾자는 움직임이 최근 통영에서 일고 있어 주목된다.

황금파도는 통영국제음악당 내 콘서트홀을 '윤이상 홀'로 바꿔 줄 것도 건의했다.

통영시의회는 통영국제음악당 명칭을 윤이상 음악당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윤이상의 이름을 되찾는 개정 조례안을 상정한 배윤주(더불어민주당) 기획총무위원장은 "윤이상 선생 덕분에 통영이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 음악 창의 도시 를 추진하는데 초석이 된 점 등 고향에 이바지한 업적이 많아 윤이상 기념관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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