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금융비리스캔들 확산…"고위관료들에 최고 1천만원 떡값"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베트남에서 대형 은행 비리 사건의 불똥이 국영기업과 정부 쪽으로 튀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12일 온라인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하노이 인민법원에서 지난 8월 말부터 진행되는 오션뱅크 비리 사건에 대한 재판에서 5만여 명의 개인과 4천여 개 기업이 이 은행의 불법 행위로 혜택을 봤다고 검찰이 밝혔다.
2010년 이후 오션뱅크 경영진이 중앙은행 규정보다 많은 예금 이자를 주는 방식으로 7천40만 달러(796억 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국영 석유가스공사(페트로베트남)의 응우옌 쑤언 썬 부대표에게 1천100만 달러(124억 원)의 이자가 지급되는 등 이 국영기업과 자회사들에 부당한 이자가 흘러들어 갔다.
오션뱅크 전 경영진은 고객 유치를 위해 높은 이자를 줬다고 항변했지만 은행과 국영기업, 정부 고위층의 유착 의혹을 사고 있다.
썬 전 부대표는 "내가 횡령금액을 모두 챙기지 않았다"며 "220만 달러(25억 원)는 새해 기념 행사들에 쓰고 정부 관료들에게 2천200∼8천800달러(249만∼995만 원)씩 줬다"고 진술했다.
정부 고위층에 각종 기념일에 '떡값'을 줬다고 인정한 것이지만 해당 관료들 실명 공개는 거부했다.
이번 사건은 베트남의 대형 금융비리 스캔들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피고인은 하 번 탐 전 오션뱅크 회장을 비롯한 전 오션뱅크 임직원, 기업인 등 51명에 이른다.
오션뱅크는 부동산 투자와 호텔업 등을 하는 오션그룹이 설립한 은행이다. 탐 전 회장이 2007년부터 오션뱅크를 이끌다가 횡령과 불법 대출 등의 혐의로 2014년 체포된 이후 관련자들이 줄줄이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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