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부르는 뉴스만 올리는 포털…가짜뉴스 범람 우려"
KDI 포커스, 포털뉴스 정치 성향 분석…"정파보다는 소비자 성향 영향"
"뉴스채널 양극화 우려…다양한 논조 뉴스 노출해야"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인터넷 포털이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소비자의 성향에 맞는 뉴스를 주로 노출하고 있어 여론의 양극화가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동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2일, KDI 포커스에 공개한 '포털뉴스의 정치 성향과 가짜뉴스 현상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포털뉴스의 정치 성향을 객관적으로 실증했다.
논문은 2015년 1년간 국회회의록에 기록된 국회의원의 공식적인 발언 중 진보·보수 등 정파적 표현을 뽑아 이 표현이 기사에 얼마나 사용됐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뉴스의 정치 성향을 분석했다.
가령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의 경우 보수성향 의원은 '올바른', 진보성향 의원들은 '국정화'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는데 양대 포털뉴스 기사에서 각각 표현의 사용 빈도를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 피습, 북한 목함 지뢰 사건 때 포털뉴스는 보수성향에 가까웠고 메르스 사태, 역사교과서 이슈에서는 진보성향에 가까웠다.
논문은 "뉴스의 편향이 시간에 따라 변동을 보인다면 이는 포털이 특정 정파에 편향된 것이라기보다는 소비자 선호에 따라 뉴스를 선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메르스 사태, 역사교과서 이슈 당시 집권당과 반대 성향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포털의 정부 통제도 입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포털뉴스의 평균적인 편향은 뉴스 시장에서 소비자의 수요에 의해 변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포털뉴스의 정치 성향은 특정 정파보다는 소비자들의 정치 성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포털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주로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털뉴스의 편향도와 사용자 정치 성향의 차이가 클릭 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회귀분석을 한 결과 포털과 사용자 사이의 정치 성향 차이가 0.1포인트(p·표준편차 1단위) 증가하면 클릭 수가 약 0.47회 감소했다.
또 소비자의 일평균 정치 성향이 1p 보수에 가까워질수록 포털뉴스 편향도 역시 0.093 정도 유의미하게 보수에 가까워졌다.
이는 클릭 수 기반의 광고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인센티브 구조 때문이라는 것이 논문의 분석이다.
논문은 포털뉴스의 편향성 논란에 대한 대응, 수익 극대화 등을 이유로 앞으로 포털뉴스의 선정·배치가 소비자 성향에 맞춰 더욱 개인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이를 통해 뉴스가 극단적인 진보나 보수성향으로 편중될 수 있고 결국 클릭만을 노린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토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최 연구위원은 "개인화된 뉴스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을 제공하게 되고 여론의 양극화를 강화할 수 있다"라며 "양극화된 뉴스 채널은 가짜뉴스의 범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되도록 소비자들이 다양한 논조의 뉴스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알고리즘을 통한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려는 포털의 정책은 우려할만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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