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獨사민당, 남녀동일임금 등 주요 총선정책 발표
"타협불가한 공약"… 차기 연정 구성 위한 기준선 의미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오는 24일 독일 총선에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총리후보로 나선 마르틴 슐츠 당수가 사실상 사민당의 차기 연립정부 참여 전제가 되는 정책패키지를 내놓았다.
슐츠 당수는 10일(현지시간) 인터넷 라이브로 중계된 발표 이벤트를 통해 남녀 동일임금 달성, 자의적 기간제 노동계약 철폐, 파트타임 노동자의 풀타임직 복원, 학교 현대화와 유치원 이용 부과금 폐지, 연금 축소 또는 수급 개시 연령 70세로 늦추기 반대, 유럽 민주주의 방어를 타협 불가한 정책으로 제시했다고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 정책은 독일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가장 중대한 의제에 관한 것들이고 사민당은 최저임금제 첫 도입ㆍ시행 등 최근 몇 년간 독일 정부의 '정책엔진'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는 의미가 크다.
슐츠 당수는 특히, 자신이 차기 총리가 되어 "이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해 집권 다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SZ는 그러나 슐츠 당수가 이날의 정책 발표를 통해 현 집권 다수 기독민주ㆍ기독사회당 연합과 소수 사민당 간 대연정이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도 해석했다.
기민ㆍ기사당 연합(37∼38%)과 사민당(21∼24%)의 지지율 격차가 최대 17%포인트나 나는 만큼 사민당이 집권 다수로 차기 연정 구성을 주도할 가능성은 극히 낮은 데다 기민ㆍ기사당 연합이 이들 정책을 수용한다면 사민당으로서는 연정 참여를 거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기민ㆍ기사당 연합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다시 총리에 올라 운전대를 잡고 사민당은 또다시 소수당으로 연정에 가세하여 정책엔진으로 기능하면서 슐츠 당수는 부총리를 맡는 구도다.
슈피겔온라인은 하지만, 사민당이 소수당으로 다시 한 번 대연정을 선택하는 것은 "정치적 순교와 같다"라고 촌평하면서 사민당의 그런 선택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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