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축 언어를 찾아서…공간서가의 '아키텍츠 프레임'
한국 건축가 시리즈 시작…조병수·김승희·김호민이 첫 주자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0일 폐막한 국제건축연맹(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는 세계 건축의 흐름을 공유하는 장이었다.
특히 도미니크 페로, 이토 도요, 구마 겐고, 패트릭 슈마허 등 외국 유명 건축가들이 펼쳐 보인 건축 담론에 전문가들과 언론의 이목이 쏠렸다.
외국 건축가들이 자신만의 언어로 건축을 설명하고 주목받는 상황에서 한국 건축의 언어는 무엇인지 모색하는 책 시리즈가 나왔다.
월간 '스페이스'(공간) 편집부 공간서가가 선보인 시리즈 '아키텍츠 프레임'(Architects FRAME)은 "한국 건축에는 건축가론, 혹은 건축가의 언어는 없는 것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했다.
특정한 건축물이나 프로젝트를 내세우는 대신, 건축가의 언어를 더듬어보고 이를 확장하기 위한 시리즈다.
첫 주자는 조병수·김승회·김호민 건축가다.
이들 건축은 각각 땅집, 주택의 유형, 세포로 설명된다.
1권 '땅속의 집, 땅으로의 집'에서는 땅집을 통해 생명과 건축의 토대인 땅이 조병수 건축 속에 얼마나 녹아드는지를 살펴본다. 128쪽. 1만5천 원.
2권 '주택, 삶의 형식을 찾아서'에서는 20여 년간 45개 주택을 설계하면서 주택을 끊임없이 탐구해온 김승회의 건축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136쪽. 1만5천 원.
3권 '세포적 건축' 주인공은 젊은 건축가 김호민이다.
책은 김호민이 세포라는 생물학적 단위와 개념을 건축이라는 딱딱한 대상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보여준다. 152쪽. 1만5천 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종이와 콘크리트: 한국 현대건축 운동 1987-1997' 전과 함께 보면 좋을 책이다.
'종이와 콘크리트' 전은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현대건축 운동사에서 가장 역동적이었던 10년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청년건축인협의회(1987~1991), 건축운동연구회(1989~1993), 민족건축인협의회(1992~), 4.3그룹(1990~1994), 건축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1993~2000), 서울건축학교(1995~2002) 등 당대 10여 개 건축 집단들이 남긴 출판·연구자료가 공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콘크리트'는 민주화 이후 건설과 소비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을 뜻한다"라면서 "이 시기 탄생한 건축 집단들이 추구한 이념을 의미하는 '종이'의 유산을 선보이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