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자국민에 총선 앞둔 獨 여행경보 발령…"인종차별 심해져"
양국, 여행경보 발령 놓고 '장군멍군'…관계 악화 '설상가상'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터키 정부가 독일 총선을 앞두고 자국민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해지고 있다며 독일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10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과 dpa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외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현재 독일을 방문 중이거나 살고 있는 자국민들에게 여행경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성명에서 독일 거주 터키인들에게 오는 24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정치 집회에도 참석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ㅌ키 정부는 또 독일 내 정치적 환경에 극우 세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심지어 터키 반대 수사법을 토대로 한 인종차별 캠페인도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시각에 기반을 둔 터키인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고 이는 우리 국민 일부를 겨냥한 언어적 공격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터키 정부의 이번 조치는 터키와 독일 간 양국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독일 정부도 터키에 대한 여행경보를 이미 발령한 상태다.
양국 간 갈등은 지난해 7월 터키의 실패한 쿠데타 이후 본격적으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독일로 망명한 터키 측 군 인사들에 대한 소환 요청을 독일이 거부하자, 터키 정부는 터키 내 독일 연방군 기지에 대한 독일 의원들의 방문을 허가하지 않았다.
여기에 터키 당국은 올해 독일 특파원과 시민단체 회원을 체포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도 공항에서 독일 시민 두 명을 체포해 독일 정부의 반발을 샀다.
최근에는 터키의 독일 총선 개입 논란과 유럽연합(EU) 가입 문제 등을 두고 양국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민당 등에 표를 던지지 말라고 터키계 독일 유권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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