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소탄 탄두 조립·풍계리 진동 추정 영상 노출(종합)

입력 2017-09-10 15:46
수정 2017-09-10 15:47
北, 수소탄 탄두 조립·풍계리 진동 추정 영상 노출(종합)

풍계리 핵실험장 직접 촬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이영재 기자 = 북한이 10일 공개한 6차 핵실험에 참가한 핵 과학자·기술자들을 위한 축하공연 동영상에는 수소탄 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과학자들이 조립하는 영상이 무대 배경화면에 등장한 모습이 담겼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관람한 가운데 평양 인민극장에서 6차 핵실험에 참여한 핵 과학자·기술자들을 위한 축하공연이 열렸다면서 이날 오전 공연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을 확인한 결과 축하공연 무대 배경 화면에 핵탄두가 폭발하는 모습의 영상에 이어 방호복을 입은 북한 기술자가 핵탄두로 추정되는 물체를 조립하는 모습의 영상이 등장했다.

잇따라 무대 배경에는 3명의 핵무기 개발자들이 '수소탄'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핵탄두 모양의 물체 옆에서 계기판으로 보이는 장치를 들여다보는 모습의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 나온 핵탄두 추정 물체는 장구나 땅콩을 연상시키는 모양으로, 지난 3일 북한 공식 매체가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기 병기화 사업' 현지지도 사진 속 핵탄두 추정 물체와 외형이 같다.

당시 북한 매체는 "최고 영도자 동지께서는 새로 제작한 대륙간탄도로켓(ICBM) 전투부(탄두부)에 장착할 수소탄을 보아주시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영상 속 핵탄두 추정 물체에는 '수소탄'이라는 세 글자가 적혔다. 이 영상이 6차 핵실험 준비 과정을 보여준 것이라면, 북한이 ICBM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소형화한 수소탄을 이번 핵실험에서 터뜨린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북한은 6차 핵실험 직후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공개한 영상이 고도의 선전술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 6차 핵실험 준비 장면처럼 보이는 것을 공개함으로써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이번에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 폭발시험을 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축하공연 영상에서는 김정은·리설주 부부가 공연 무대를 주의 깊게 지켜보는 모습에 이어 무대 배경에는 산이 흔들리는 모습의 영상도 등장했다.

해당 영상은 6차 핵실험 당시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만탑산 진동을 촬영한 것일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에 촬영했던 만탑산 영상을 이용해 조작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북한 영상에 등장한 지형은 풍계리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핵탄두 조립 과정에 이어 핵실험장이 흔들리는 모습 등을 공개한 것은 6차 핵실험의 성과를 극대화해 선전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TV가 공개한 축하공연 영상에서는 공연에 앞서 가수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김정은 위원장 옆에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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