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수립일 조용히 넘어간 北…도발 가능성은 여전
안보리 새 대북제재 결의·10월 당창건일 전후 도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북한이 소위 '9·9절'이라고 불리는 정권수립 69주년 기념일(9일)을 별다른 도발 없이 넘겼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롯한 도발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우선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강도를 한층 높인 새 대북제재 결의 논의 진행에 따라 북한이 또다시 대형 도발로 응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정권수립 기념일에 당일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은 일단 올해 정권수립 기념일 당일은 조용히 넘어갔다.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관영매체들의 보도와 경축 연회로 체제 선전과 내부 결속에 주력했을 뿐 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추가적인 도발은 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유엔 안보리가 마련 중인 새 대북제재 결의안을 문제 삼으며 머지않아 또다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미국은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처음으로 직접 제재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마련한 뒤 11일 표결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난색을 보이고 있어 초안의 골격이 그대로 유지된 채 11일 통과가 가능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북한이 6차 핵실험이라는 중대 도발에 나선 만큼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지난달 초 채택된 2371호 결의보다는 한층 높은 수준에서 새 대북제재 결의가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북한은 이미 안보리 차원에서 추진되는 대북제재 결의에 반발하면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상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미국이 전대미문의 악랄한 제재와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써 우리를 되돌려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 큰 오산은 없다"며 "미국의 날강도적인 제재압박 책동에 우리는 우리 식의 대응방식으로 대답할 것이며 미국은 파국적 후과에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10일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하면 과거에도 그랬듯 북한이 그에 대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CBM의 경우 정상각도 발사가 남아 있는데 6차 핵실험으로 대미억제력을 상당히 보여준 만큼 미국을 더 자극하는 문제를 북한도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군은 북한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표결 움직임에 반발해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6차 핵실험 이후 격상한 대북 경계·감시태세를 계속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10월 10일인 노동당 창건일에 즈음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하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4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이 정권수립일과 노동당 창건일에 긴장정세를 조성할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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