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맞은' 중국·파키스탄, 관계강화 이어 공군 합동훈련도
중국은 인도 분쟁 대비, 파키스탄은 美 테러비호 비난 대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국경대치로 인도와의 군사적 긴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중국과, 미국에 의해 테러 비호국으로 지목받으며 군사원조를 중단받게 된 파키스탄의 접근이 강화되고 있다.
중국 환구군사망은 9일 중국 공군이 중앙군사위원회 승인을 받아 파키스탄 공군과 7일부터 27일까지 중국내 상공에서 '슝잉(雄鷹·독수리)-Ⅵ'라는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올해로 6번째인 양국 공군의 합동훈련은 이전보다 동원되는 무기장비와 병력 규모가 크게 늘었고 합동 작전체계도 한층 긴밀해졌다.
훈련에 중국 공군은 전투폭격기 젠(殲)-11, 전투기 젠훙(殲轟)-7, 공중조기경보기 쿵징(空警)-200 등 공군기와 지대공 미사일, 첨단 레이더, 공수부대, 해군항공병을 대거 동원한다.
파키스탄측도 샤오룽(梟龍) 전투기와 공중 조기경보기 등을 보냈다.
선진커(申進科) 중국 공군 대변인은 웨이보(微博) 공식계정을 통해 이번 훈련은 공대공 작전, 근거리 지원작전, 공대지 작전, 가상 적군과의 대항전 등 7단계로 실시된다고 소개했다.
이번 합동훈련은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도중에 시작됐다. 아시프 장관의 방중은 중국이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한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를 주최한 직후에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양국 장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 테러단체 탈레반과의 16년에 걸친 분쟁을 공동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또 연내 중국에서 아프간 분쟁의 양 당사자가 협상을 벌이도록 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면서 두 장관은 모든 분쟁은 군사보다는 정치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프 장관은 "아프간에는 어떤 군사적 해법도 존재하지 않고 초점은 정치적 협상에 의한 해결에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중국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건설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의 주변 정세가 준 동맹관계인 양국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며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키스탄이 아프간 탈레반 등 테러범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원조 보류 방침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인도를 탈레반 격퇴를 위한 군사적 보조국으로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최근 파키스탄이 미국의 중요 동맹으로서 지위를 잃고 미국의 군사원조가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 같은 압박 정책은 파키스탄을 중국과 더욱 가까워지도록 만들고 있다. 아시프 장관이 미국 방문을 취소하고 중국을 찾은 것이 그 단면이다.
아시프 장관은 테러범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부인하며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을 포함한 테러 단체에 대한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수천명의 인명 피해와 극단주의 단체와 전투과정에서 투입된 거액의 비용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도 카와자 장관과 회담에서 "'일부 국가'가 파키스탄의 반테러 노력에 신뢰를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은 굳건히 파키스탄 편에 설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은 최근 히말라야 도카라(부탄명 도클람·중국명 둥랑<洞朗>) 지구에서 인도와 2개월에 걸친 무장대치를 끝냈으나 여전히 양측의 군사적 긴장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비판 라와트 인도 육군참모총장은 중국을 '북쪽의 적'이라고 지칭하며 오랜 앙숙인 파키스탄뿐 아니라 중국과 전쟁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에 따라 미국의 테러 비호 비난으로 곤경에 빠진 파키스탄과 군사협력을 강화해 파키스탄의 입장을 지지해주면서 인도와 대치전선에서 공조를 취할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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