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살충제 계란' 파동 중 규정 어기고 '꼼수 휴가'"
김순례 "휴가 중 약사회 의전·법인카드 불법사용도…해임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유럽발 '살충제 계란' 파동이 확산되던 시기에 3일간 여름 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류 처장은 또 국무총리 대면보고가 예정된 당일에도 보고 앞뒤로 휴식을 취했으며, 특히 휴가 기간에 식약처의 법인카드를 사용하는가 하면 약사회 직원의 차량을 이용한 사실까지 드러나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10일 식약처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류 처장은 부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달 7∼9일 휴가를 냈다.
이는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연가를 허용하는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어긋난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또 당시는 유럽에서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던 상황이었던 만큼 식품안전 당국의 수장으로서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 처장은 지난달 8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던 상황임에도 불구, 휴가를 낸 상태로 보고에 참석하기도 했다.
더욱이 류 처장은 휴가 복귀날인 8월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내산 달걀과 닭고기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가 닷새 만에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닌이 검출돼 비난을 자초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류 처장이 휴가 직후 업무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고 꼬집었다.
또 김 의원은 류 처장이 휴가 중이던 지난달 7일 부산지방식약청 방문을 이유로 대한약사회 직원의 차를 빌려 탔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정 이익단체 의전을 받은 것은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명백한 갑질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류 처장이 공휴일 또는 휴무일이거나 관할구역을 현저히 벗어나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데도 내부 지침을 어긴 채 '불법 결제'를 한 사례도 총 9건 이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복무 규정상 남은 휴가 일수가 없을 때도 다음 분기에 발생할 연가를 미리 앞당겨 쓸 수 있는 조항이 있는 만큼 절차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법인카드 결제는 직원 독려를 위해 음료 등을 구입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약사회 직원 차량 탑승의 경우도, 류 처장이 이를 이용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마침 지인이 같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고 해서 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하계휴가는 민원 등 기본적인 업무운영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실시한다'는 단서조항을 들어 식약처의 설명을 재반박했다.
김 의원은 "살충제 계란에 대한 공포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규정을 어긴 '꼼수 휴가'를 다녀온 것은 식약처장으로서 대책 마련의 책임을 저버린 행위"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류 처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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