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11일 총선, 보수당 정권재창출?…'감세' 최대 쟁점

입력 2017-09-09 06:00
노르웨이 11일 총선, 보수당 정권재창출?…'감세' 최대 쟁점

여론조사, 보수당 '선전'·노동당 '고전'…해킹 우려 제기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노르웨이는 오는 11일 총선거를 실시한다.

의회 의원 169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 19개 주(州)의 각 선거구에서 정당 명부식 투표로 150명의 의원을 선출하고, 나머지 19명은 전국 4% 이상 득표 정당을 대상으로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배정하게 된다.

노르웨이는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어 총선에서 과반 의석(85명)을 차지하는 정당이나 연립정당이 집권하게 된다.

특히 지난 2013년 총선에서 정권을 잡은 보수당과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가 정권을 재창출할지, 지난 4년간 절치부심해온 노동당이 정권을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최대 쟁점은 감세 문제다.



서유럽 최대 산유국인 노르웨이는 그동안 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당은 경기 부양을 위해 소득세 및 부유세 삭감, 상속세 폐지 및 기업에 각종 면세혜택 등 감세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0.7%를 기록하고 실업률(6월 기준)이 4.3%로 떨어지면서 경기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그 여파로 노르웨이 국부펀드에서 1조 달러가 감소해 비판을 받고 있다.

연립여당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감세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노동당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복지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감세정책을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도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1972년과 1994년 EU 가입 국민투표가 부결된 노르웨이에선 그동안 EU문제가 선거에서 부각되지 않았지만 작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일부 정당에서 EU와의 관계를 재협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유럽경제자유지역(EEA) 회원국인 노르웨이는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가졌지만 EU의 각종 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EU의 규정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다당제여서 집권을 위해선 정당 간 연정이 불가피해 소수당의 역할이 크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 2013년 총선에서 보수당은 48석을 얻어 55석을 얻은 노동당에 뒤졌으나 진보당(29석)과 기독민주당(10석), 자유당(9석)과 연정에 합의, 정권을 잡았다.

지난 2013년 정권을 내준 노동당은 중도 또는 진보성향인 중앙당과 사회주의 좌파당 등과 연대를 모색하며 정권탈환을 노리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당과 노동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노동당의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연립여당의 주축인 보수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한편, 이번 노르웨이 총선에서도 해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해킹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투표 결과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르웨이 당국은 자동개표기를 사용하면서 1회 이상은 수작업으로 확인할 것을 지시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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