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지도자 출신 하라디나이, 12년 만에 코소보 총리 복귀 전망

입력 2017-09-08 17:12
반군 지도자 출신 하라디나이, 12년 만에 코소보 총리 복귀 전망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세르비아와의 내전 당시 코소보 해방을 위해 싸운 반군 지도자로 활동한 라무시 하라디나이(49) 코소보 전 총리가 12년 만에 총리로 다시 복귀할 전망이다.

하심 타치 코소보 대통령은 7일 하라디나이 전 총리를 코소보의 새 총리로 지명, 그에게 내각을 구성할 권한을 부여했다.

타치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이끄는 코소보민주당(PDK)의 카드리 베셀리가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직후 하라디나이 전 총리에게 내각 구성 권한을 줬다고 밝혔다.



코소보는 지난 6월 치른 총선에서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3개월 넘게 정부 구성을 못하며 정국이 교착에 빠져 있었다.

하라디나이 전 총리는 타치 대통령의 조치에 따라 자신이 조각한 신임 내각을 9일 의회 신임 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코소보미래동맹당(AAK) 대표인 그는 PDK, 코소보를위한계획(NISMIA)과 중도우파 동맹을 결성해 이번 총선에 나섰다. 중도우파 연합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투표의 약 3분의 1인 약 35%를 득표한 바 있어, 신임 투표를 통과하려면 소수 세르비아계의 지지를 확보하는 게 필수다.

1998∼1999년 코소보 내전 때 코소보 인민해방군 사령관을 지내며 두드러진 용맹으로 '람보'라는 별명을 얻은 하라디나이 총리 지명자는 2004년 12월부터 2005년 3월까지 3개월 간 코소보 총리를 지난 바 있어 의회 신임 투표를 통과할 경우 12년 만에 총리직에 복귀하게 된다.

그는 내전 때 세르비아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전범으로 기소되자 2005년 총리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2차례 유엔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법정에 선 그는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세르비아가 발부한 국제 체포영장에 근거해 지난 1월 프랑스에서 체포됐다가 4월 석방되기도 했다.

세르비아가 여전히 전범으로 간주하는 그가 신임 투표를 통과해 총리로 복귀하면 가뜩이나 껄끄러운 코소보와 세르비아와의 관계가 더 경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세르비아의 일부이던 코소보는 1998년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하며 세르비아에 저항한 것을 발단으로 알바니아계 주민 1만여 명을 포함해 1만3천여 명의 희생자를 낸 참혹한 내전을 겪은 뒤 2008년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했다. 세르비아는 여전히 코소보를 개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두 나라는 유럽연합(EU)의 중재로 관계 개선을 모색해 왔으나, 과거의 앙금이 큰 탓에 관계 진전 협상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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